“북한 식량가격 다른 농산물보다 저렴”

북한 농축산물 가운데 쌀과 옥수수 같은 식량 가격이 남새(채소)나 다른 부식에 비해 상승률이 비교적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함경도 단천에 거주하며 무역업을 하는 내부 소식통은 27일 신의주에서 기자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사람들이 굶어 죽으면 식량가격이 올라가는데, 오히려 쌀이나 옥수수 가격이 제일 싸다. 죽는다는 소리를 누가 믿겠냐”고 말했다.

올해 평안북도 5월 신의주 쌀값은 1kg에 1000원 수준이다. 1년 전 신의주에서 쌀값은 1,200원 수준이었다. 옥수수 가격은 500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북한 식량생산량이 430만t으로, 전 해와 큰 차이가 없다고 발표했다. 올해 5월은 대북식량 지원도 일시적으로 중단됐던 시기다.

식량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환경적 요인이 있다고 가정해도 소폭 하락 또는 현상유지 수준을 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식량 대용으로 가능한 감자도 절반 가격으로 하락했다.

이러한 식량 가격에 비해 사과 과격은 1kg 당 1200원에서 2900원으로, 밀가루는 750원에서 1000원으로, 계란은 1개당 150원에서 200원으로 상승하는 등 전반적으로 식량가격 상승률을 능가했다.

소식통은 “쌀값이 중국보다도 싸다. 중국에서는 쌀 1kg에 중국돈 3.7원(북한돈 1400원 수준) 하는데 단천에서는 3원(1100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다른 물건(상품)에 비해 쌀값은 별로 비싼 걸 못 느낀다. 오히려 부식물 값이 비싸다. 특히 수산물 값이 제일 비싸다. 냉동명태 한 마리 4천원(1.3달러)씩 한다. 쌀값의 몇 배인가? 밥에 간장, 된장, 소금만 먹는다면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함흥에 거주하는 또 다른 소식통은 하루 전 단둥에서 기자와 만나 수백명이 굶어죽었다는소식을 들은 적 있냐고 묻자, “믿을 수 없다. 함흥사람들 어떤 사람들인데 그렇게 앉아서 굶어 죽나? 옛날 함흥사람들이 아니다. 지금 하다못해 빈집에 도적이 안 드나 문 앞에서 봐주기만 해도 하루 1천원은 받는다”고 말했다. 생존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말이다.

“그루마(손수레) 가지고 장마당에 나가서 짐을 날라주는 일을 해도 몇 천원은 번다. 강냉이 1kg에 4백 원인데 수백 명씩 굶어 죽는 다는 건 과장된 것 같다”고 했다. 소식통은 과거에는 돈을 구할래야 구할 수 없어서 굶어 죽었지만, 지금은 고생할 생각만 하면 못벌어도 굶어 죽지 않을 정도는 됐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오히려 농민들이 못산다. 그깟 쌀이나 강냉이 팔아서 몇 푼 되나? 옛날에는 쌀, 강냉이 값이 비싸서 농촌사람들이 앉아서 도시사람들 가져다 주는 것 바꿔먹고 살았다. 지금은 쌀값이 싸서 옛날처럼 쌀 팔아 텔레비(TV), 자전거 같은 것도 사기 힘들다. 얼마나 팔아야 되나? 오히려 개나 돼지를 길러서 팔아 돈을 만든다”고 말했다.

세계식량기구(WFP) 관계자도 “북한에서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만성적이 식량과 물자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7월 하순 현재 북한을 아사자가 속출하는 상황으로 묘사하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현지 주민들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