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선 탈북시도 일가족 4명 체포…보위부, 월남 혐의 조사 중”

소식통 "군 해안경비대에 발각돼...보위부 집결소에 구류 中"

북한어선
북한 서해지구 인민군대 수산단위의 어선(기사와 무관). / 사진=노동신문 캡처

지난 3일 밤 11시 40분경 함경남도 홍원군 앞바다에서 일가족 4명이 목선을 타고 탈북을 시도하다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경비근무 중이던 군 해안경비대에 발각됐고 현재 구류조사 중인 것으로 소식통이 알려왔다.

체포된 가족 중 남편(40대·장모 씨)은 홍원수산사업소 소속 노동자로, 그가 바닷길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국경연선 보다는 해안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탈북에 동참한 이들은 아내 한모 씨와 10대 자녀 2명이라고 한다.

7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이 알려온 사건 정황은 이렇다.

이 가족은 지난 3일 밤 11시경 어둠을 타서 홍원수산소 앞바다 쪽으로 미리 대기시켜놓았던 배에 올랐다. 이후 부두 쪽으로 조용히 노를 저어 나갔고, ‘괜찮겠지’라는 판단에 시동을 걸어 빠르게 먼바다 쪽으로 빠져나갔다.

그로부터 10분. 갑자기 정지 호출 신호를 보내는 한 척의 배가 나타났다. 군 해안경비대가 출동한 것이다. 당황한 남편 장 씨가 급히 배 머리를 돌려 빠져나가려 시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5분도 안 돼 따라잡혔고, 결국 순순히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소식통은 “체포된 4인 가족은 현재 함경남도 도 보위부 집결소 영창에 구류되어 있다”면서 “당국은 이들을 대상으로 ‘월남(越南) 혐의’를 캐묻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남조선(한국)이나 중국 쪽 가족 연고자 여부와 함께 최근 사상 동향 상태와 조직 생활 참가 정형, 주민들의 반영(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정황이 외부에 나가지 않도록 입단속을 철저히 시키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수산사업소 지배인과 당(黨) 위원장 중 한 명은 연대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사실 관계를 파악한 주민들이 있고, 이들 사이에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또 벌어졌다” “몰래 나가 고기잡이하는 것도 통제가 심해질 것 같다. 우리로서는 생계가 달린 문제인데…”라는 한탄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일본 EEZ-‘대화퇴'(야마토타이)에서 오징어잡이를 하고 있는 북한 어선. / 사진 제공=혹코쿠(北國)신문

北, 단속 군인들 표창 사업 예고…“‘이민위천’ 어디로 갔나”

한편 해안경비대 내부에서는 단속을 단행한 군인들에 대한 치하와 함께 일종의 ‘따라배우기’ 교양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소속 부대 참모부, 정치부, 보위부에서는 보고 받고 ‘신속·정확한 정황판단으로 수상한 비법 어선을 단속해 군공(軍功)을 세웠다’고 평가했다”면서 말했다. 주민 탈북을 저지한 걸 두고 ‘전쟁에서 세운 공적’으로 치하했다는 뜻이다.

또한 매일 저녁 전투 근무 시작 7분 전 진행되는 계급교양시간을 통해 교양사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조성된 정세에 맞게 맡은 경비초소 구역으로 한 놈의 비법자들도 새여나가지 못하도록 근무초소를 철옹성같이 지켜나갈’ 데 대한 당부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당국은 해당 군인 두 명(상급병사(민모 씨), 하급병사(리모 씨) 각 1인)에 대한 표창사업 진행을 예고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중앙 국가보위성에서는 “(이들을) 유능한 군사, 정치, 보위 지휘관들로 훌륭히 키워내야 한다”는 당부도 있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는 주민들의 앞길을 막은 이들에 대한 위(당국)의 태도에서 절망감을 느낀다”면서 “주민들에게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면 ‘‘옹군애민’ ‘이민위천’은 딴 세상 말이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