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온성서 탈북 브로커 및 방조자 체포돼…”분위기 살벌”

지난 8월 말 주민들의 탈북을 도와주던 북한 브로커와 뇌물을 받고 이를 눈감아 준 국경경비대원들이 일제히 체포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함경북도 온성에서 10년 동안 주민들의 탈북을 도왔던 40대 후반의 남자 브로커가 붙잡혔다”며 “8월 말에 중국에서 붙잡힌 탈북 여성이 신의주에 북송돼 들어왔는데, 이후 이 브로커의 이름을 불어(말해) 바로 잡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브로커가 넘겨준(탈북시킨) 사람이 함경북도 쪽으로 붙잡혀 오면 그쪽(함경북도) 보위원들이 나서서 해결해주곤 했었고, 그 때문에 이 사람이 몇 번이나 고비를 넘겼었다”며 “그런데 (붙잡힌 탈북 여성이) 이번에는 신의주 쪽으로 넘겨져서 손을 쓸 수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탈북 브로커 체포 이후 뒷돈(뇌물)을 받고 협력한 국경경비대원과 이를 눈감아준 담당 보위원도 붙잡혔다. 협력 커넥션이 모두 드러난 셈이다.

북한 법대로라면 이번에 체포된 브로커는 북한 형법상 최대 10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

북한 형법엔 ‘반국가 및 반민족 범죄에 대한 은닉죄’(71조)는 4년 이하의 노동교화형, ‘반국가 및 반민족 범죄에 대한 불신고죄’(72조)는 3년 이하의 노동교화형, ‘반국가범죄에 대한 방임죄’(73조)는 3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자국 내 법적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경우가 많아 가혹한 형을 받을 가능성도 대두된다. 현지에서는 북한 당국이 시범껨(본보기) 차원에서 사형을 선고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식통은 “지금 온성군 분위기가 치를 떨 정도로 살벌하다”면서 “이달 말에 재판을 한다고 하는데 보위원들의 말에 의하면 (이번에 붙잡힌 브로커는) 무기징역 아니면 사형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협력자(국경경비대 등)들도 무사하지 못하고 20년 이상의 형이 집행될 것이라는 말이 있다”며 “보위원은 당연히 정복을 벗을 것(해임)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2015년 양강도 국가안전보위부는 국경 통제와 감시 강화에도 탈북하는 주민들이 줄지 않자 본보기로 5명의 북한 주민을 총살한 바 있다. 당시 국가안전보위부는 한 사람 당 80명, 총 400명의 탈북을 도왔다는 이유로 다섯 명을 총살했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北양강도 주민 5명, 탈북 도운 ‘죄’로 처형”)

하지만 북한 형법과 형법 부칙 상에 나와 있는 사형 대상 범죄는 ‘국가 전복음모죄’, ‘조국 반역죄’, ‘극히 무거운 형태의 국가재산 약취죄’와 ‘극히 무거운 형태의 국가재산 강도죄’ 등 19개 항목으로 탈북 방조는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만약 해당 브로커가 사형을 당하거나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경우 생명권 침해(세계인권선언 3조), 법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세계인권선언 7조)를 침해 소지가 크다.

한편, 이번 탈북 브로커 체포 사건으로 국경 경비가 강화되면서 도강(渡江) 및 탈북 비용도 껑충 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국경 단속이 지속 강화됐고, 이로 인해 2012년 200~400만 원 수준이었던 도강비가 올해엔 1200~1500만 원으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