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강원도 축산기지서 가축 6000여 마리 폐사…수의방역 ‘비상’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일대에서 염소를 돌보고 있는 북한 군인의 모습.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최근 북한 강원도의 한 축사에서 돼지, 닭, 오리, 염소 등 가축이 폐사하는 사례가 발생해 수의 방역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4월 말부터 다시 돼지열병(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비롯한 전염병이 발생해 세포군 등판 축산기지의 방목축사들에서 가축들이 갑자기 무리로 죽어 나가 정부(북한 당국)가 대책에 나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축산기지의 축사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1일까지 닭과 오리, 거위, 돼지, 염소, 양 등 총 6000여 마리가 폐사했고, 이는 곧 북한 당국에 보고됐다.

소식통은 “정부는 우선 당장 죽은 가축들을 화장하거나 생매장할 것을 지시했고, 조사대를 파견했다”며 “조사 결과 감염 예방을 소홀하게 해서 먹이 오염과 우리 위생에 문제가 생겼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당국이 ASF·조류인플루엔자(AI) 등 심각한 피해를 낳고 있는 가축 전염병에 대응해 ‘축산기지들에서는 당의 가축혁명 방침을 받들고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방역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방침을 지속 내리고 있으나,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어 축산기지 간부들의 책임론으로까지 번질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부연했다.

다만 이 같은 지적에 축산기지 간부들은 ‘산성화된 땅의 토양 성분을 갈아엎고 새로 연구한 우리식의 풀씨도 뿌려 새로운 풀판을 꾸리는 작업도 실속있게 했지만, 또다시 감염병으로 녹아났다’ ‘열심히 했는데도 이렇게 되니 어이없고 한탄스럽다’ ‘우리도 나름대로 하노라고 했는데 이렇게 됐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전국의 축산기지들에 ‘축산방역을 더욱 강화해 더 이상의 손해가 없도록 노력하고 투쟁하자’고 호소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정부는 ‘축산기지의 종업원들이 죽은 가축들을 화장 및 생매장하라는 지시에도 불구하고 내장만 버리고 고기를 몰래 집으로 가져가거나 몰래 시장에 넘기는 문제에 대해서도 강구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 북한에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축들을 폐기하지 않고 집 주변이나 마을 하천 등에서 도축한 뒤 요리해 먹거나 당국의 감시를 피해 몰래 시장에서 사고파는 등의 행위가 여전히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보기: 北 아프리카돼지열병 재차 확산… “황북, 평안도 피해 심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