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전쟁’ 발언은 국민 협박하는 것”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보수세력이 집권하면 전쟁의 길로 갈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 23일 한나라당은 “선거 패배 위기에 따른 국민 협박”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어제 마치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전쟁이 날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면서 “DJ ‘전쟁’ 발언은 국민을 바보 취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전날 한 포럼에 참석, “지금은 6자회담 성공, 미∙북국교 정상화, 동북아 평화, 남북 대발전 시대로 나갈 수 있는 정권이 나오느냐, 잃어버린 10년을 얘기하며 옛날의 50년으로 돌아가는 정권이 나오느냐의 갈림길에 있다”며 “(보수세력이 집권하면) 민족의 운명을 좌우해 심지어 전쟁의 길로 끌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선거 패배가 눈앞에 보이니까 이제 정권이 바뀌면 전쟁이 난다고 선동하고 국민을 협박해 보겠다는 것이냐”면서 “김 전 대통령이 이상하든 아니면 국민을 바보로 알고 있든 둘 중 하나 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김 전 대통령이 ‘옛날의 50년’으로 돌아가선 안 된다고 하고 있지만 이번 대선은 ‘잃어버린 10년’의 실정(失政)에 대한 심판을 하는 선거”라며 “김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체통이나마 지켜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대한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반응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전날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 강연에서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겨냥해 “자신의 무능과 잘못으로 두 번씩이나 집권기회를 잃게 만든 장본인이 자신이 몸담았던 정당과 후보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며 “대통령이 되기 전에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이회창 후보는 “명예를 위해 출마하지 않는다면 국민을 대할 면목이 없을 것”라고 반발한 바 있다.

나 대변인은 “이리 저리 살펴보아도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을 대신해서 일침을 가한 국가원로의 발언”이라며 “진정한 이회창 후보의 명예를 위해서라면 그는 출마하지 말았어야 하고, 지금이라도 마음을 접고 이명박 후보를 돕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