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추석과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축산물 관리 강화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명절을 전후해 육류와 유제품이 비공식적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국가가 관리하는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23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내각은 지난 15일 각 도 인민위원회와 농촌경리위원회에 무단 도축을 금지하고 버터와 치즈 등 유제품의 비공식 유출을 차단하라는 내용의 지시문을 내려보냈다.
이번 지시는 도·시·군 단위 축산기지에서 규정을 어기고 가축을 임의로 도축해 유통하거나 간부·종업원들이 생산된 버터와 치즈 등 유제품을 비공식적으로 빼돌리는 행위를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시문에는 내달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우유와 치즈, 버터 등 가공 유제품의 비축량을 이달 말까지 최대한 확보해 중앙 상납과 도내 주민 공급을 차질 없이 진행하라는 구체적인 집행 과제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내각 비준을 거친 지시문은 도 인민위원회를 통해 각 도 농촌경리위원회와 주요 국영 목장, 축산 전문 농장 등에 전달됐으며 이후 실무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비상 집행 회의도 소집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지시문에는 각 축산기지가 명절을 전후해 가축 재고를 전수 조사하고, 도축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자가 소비나 시장 유통을 목적으로 소·돼지·염소 등을 임의로 도축할 경우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제품 가공기지에 대한 통제도 강화됐다. 특히 일부 간부들이 직권을 이용해 우유 가공품을 개인적으로 챙기거나 종업원 복지 명목으로 이른바 ‘특별 종업원 가격’을 적용해 제품을 싼값에 외부로 빼돌리던 관행을 전면 중단하라는 내용도 지시문에 포함됐다고 한다.
아울러 생산된 버터와 치즈는 1g 단위까지 장부에 기록하고 보관소에 넣어 봉인하도록 했으며 생산량과 재고량이 맞지 않을 경우 책임 소재를 따질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강화하라는 주문도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명절 때마다 축산기지에서 고기나 유제품을 자체적으로 나눠 갖거나 간부와 종업원들이 일정량을 챙기는 일이 관행처럼 있어 왔다”며 “이번에는 이런 행위를 처음부터 차단하라는 지시가 내려와 현장 분위기가 상당히 긴장돼 있다”고 전했다.
이에 축산기지 간부들과 종업원들 사이에서는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절을 계기로 받던 현물이나 저가의 유제품 공급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실질적인 소득과 명절 혜택이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
일부 축산기지 간부들은 상급기관의 불시 검열을 우려해 기존 장부를 다시 정리하거나 실제 재고와 장부상 수량을 맞추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내각 감찰조가 갑자기 내려와 재고와 장부를 대조할 수 있다는 말이 돌면서 간부들이 긴장하고 있다”며 “그동안 관행적으로 처리하던 물량까지 문제가 될 수 있어 장부를 다시 들여다보고 재고를 맞추느라 분주한 곳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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