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추석 앞두고 군에 돼지고기·이면수 등 공급…군 간부들 ‘반색’ 

제2군단 일부 군관에 명절 물자 최소 33만원어치 지급…군관 가정 명절 준비 부담 덜어

올해 추석 평안북도 국경 지역의 한 주민 세대의 차례상. 유골함 앞에 김밥, 과자 등 이색적인 음식들을 차린 모습이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에서 추석을 앞두고 일부 군부대가 군관들을 대상으로 돼지고기와 이면수, 술, 밀가루 등 명절 물자를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제사와 명절 음식 마련에 드는 비용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현금 여력이 부족한 일부 군관 가정에서는 이번 공급으로 가계 부담을 다소 덜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데일리NK 황해북도 소식통은 “최근 평산군에 위치한 제2군단 산하 부대들에서 추석을 맞아 군관들을 대상으로 명절 물자를 공급했다”며 “돼지고기와 술, 밀가루 등 추석 음식이나 제사상을 준비할 때 필요한 물품들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북한 군부대에서는 주요 국가 기념일이나 민속명절을 계기로 군관들에게 각종 물자를 공급해왔다. 다만 올해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명절 준비 비용이 크게 늘면서 많은 군관 가정이 이번 공급을 예년보다 더욱 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요즘은 물가가 너무 올라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군관 가정에서는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 부담이 상당하다”며 “이번 추석에는 제사상에 올릴 수 있는 식재료 일부를 부대에서 공급받으니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군관 가족의 상행위를 통제하고 있어 대부분의 군관 가정은 배급이나 개인 농사에 의존해 생계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금도 넉넉하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시장에서 필요한 물품을 마련하려면 보유한 식량을 내다 팔거나 다른 물품과 맞바꿔야 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명절에 필요한 물품을 따로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이번 공급으로 부담을 다소 덜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 이번 추석을 맞아 제2군단 산하 일부 군관들에게 돼지고기 1kg과 이면수 1마리, 술 한 병, 밀가루 2kg 등이 공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현지 시장가격으로 환산하면 돼지고기는 북한 돈으로 16만~20만원, 이면수는 11만원, 술 한 병은 1만원, 밀가루 2kg은 약 5만원으로 최소 33만원 수준이다. 적지 않은 금액의 명절 물자가 공급된 셈이다.

소식통은 “요즘 식량 가격도 많이 올랐지만 돼지고기나 수산물 등은 너무 비싸 구경하기도 힘들다”며 “현금이 부족한 군관 가정에서는 이번 공급으로 제사나 명절 준비를 위해 식량을 따로 팔아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군관들에게 명절을 맞아 비교적 많은 물자가 공급되면서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일반 주민들은 높은 물가 탓에 추석상에 두부 한 모 정도만 구워 올리고 나머지 음식은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생활난이 심화되는 가운데서도 형편이 어려워 제사를 거르지 않으려는 분위기는 강하다고 한다.

제사를 지내며 조상에게 성의를 보여야 가족이 아프지 않고 돈벌이가 잘된다고 여기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원래 돼지고기와 물고기, 지짐은 제사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으로 여겨졌지만 요즘 형편이 어려운 가정들 사이에서는 ‘기름 냄새만 조금 풍기고 성의만 보여도 조상들이 노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잘사는 집이나 못사는 집이나 걱정거리는 다르지만 형편에 맞게라도 제사를 챙기려는 분위기는 예전보다 강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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