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쌀값 또 최고치 경신…북중 무역 확대 영향으로 환율도 우상향

쌀 1㎏에 4만원, 본보 조사 이래 가장 높은 가격…무역 결제에 필요한 외화 수요 늘며 환율 상승

북한 양강도 혜산시 일대 노점.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 시장 물가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달 초 잠시 주춤했던 쌀 가격이 크게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한편, 북중 무역 확대 영향으로 환율도 우상향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은 북한 돈 4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2주 전 조사 당시보다 28.2% 오른 것으로, 본보가 2009년 북한 시장 물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이다.

같은 날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에서도 쌀 1㎏ 가격은 각각 4만 200원, 4만 600원을 기록하며 역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쌀 가격뿐만 아니라 강냉이(옥수수) 가격도 최근 2주 사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19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옥수수 1㎏은 1만 3400원에 거래돼 직전 조사 때보다 21.8% 올랐다.

같은 날 신의주와 혜산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옥수수 1㎏ 가격도 1만 3500원, 1만 3700원으로 조사돼 2주 전보다 각각 21.6%, 21.2% 상승했다.

옥수수 가격은 지난달 초 1㎏당 1만 3900원까지 치솟았다가 6월 말부터 햇옥수수가 시장에 풀리면서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이달 중순 이후 다시 급등세로 돌아선 것이다.

북한 시장의 곡물 가격 상승은 곡물 수입 감소와 햇옥수수, 햇밀·보리 등 대체 작물의 공급 부족, 환율 상승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중 세관을 통한 곡물 수입량이 다소 줄어들고 있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중국에서 세관을 통해 북한으로 나가는 물품 중에 쌀이나 옥수수 같은 곡물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곡물보다는 기계 설비나 건설 자재 등이 주를 이룬다”고 전했다.

북한이나 중국 세관 당국이 곡물 반출입을 직접 통제한 영향이라기보다는 북한 무역회사들이 기계류나 건설 자재, 공업품 등을 우선 수입하면서 곡물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북중 무역 확대의 영향으로 달러와 위안화 등 외화 환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기준 평양의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은 6만 5000원으로, 2주 전 조사 때보다 8.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의주와 혜산 등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달러 환율 상승세가 확인됐다.

평양의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은 북중 무역 확대 기대감이 커졌던 지난 5월 7만 1800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기록했다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국경 지역 통제가 강화되면서 일시적으로 하락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교역이 차츰 활기를 띠면서 무역 결제에 필요한 외화 수요가 늘어났고, 이에 따라 달러 환율도 다시 상승세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중 접경지역에서 무역 결제에 주로 사용되는 위안화 환율의 상승 폭은 달러보다 더 컸다. 19일 기준 신의주의 북한 원·위안 시장환율은 1만 230원으로, 2주 전보다 14.7% 상승했으며, 또 다른 접경 지역인 혜산시의 북한 원·위안 시장환율 역시 비슷한 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북한 내부에서는 북중 간 교역 확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외화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환율 상승이 수입 원가를 끌어올릴 경우 주요 수입품 가격에 추가 상승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보여 북한 주민들의 체감 물가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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