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일부 지역에서 탈북민 ‘관계망’을 통한 감시가 강화되면서 탈북민 1명이 사라지면 그와 관계를 맺고 있는 주변 탈북민들까지 줄줄이 불러 가 조사받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최근 랴오닝성, 지린성 등 탈북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들에서 이들에 대한 공안의 감시가 눈에 띄게 강화되고 있다”면서 “공안이 행적이 확인되지 않는 탈북민이 있으면 그 주변의 탈북민들을 모두 불러 조사하는 방식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공안은 역내 탈북민 거주 사실이 확인되면 파출소에 신상 정보를 등록시키고 지속적으로 동향을 감시하며 관리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탈북민들에 대한 감시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지난 3일 랴오닝성에 거주하는 탈북민 A씨는 이유도 듣지 못한 채 공안으로부터 파출소 출석 요구를 받았다. 그렇게 파출소에 간 그는 인근에 거주하는 다른 탈북민과의 관계와 그의 행방을 집중적으로 추궁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 의하면 이번 공안의 출석 요구는 같은 동네에 사는 탈북민 B씨가 지난달 말 집을 나간 뒤 며칠째 돌아오지 않은 게 원인이었다. 그는 “B씨와 가끔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그가 집을 나가면서 두고 나간 휴대전화의 연락처를 토대로 공안이 나와 같은 주변 탈북민들을 한 명씩 불러 그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했다”고 말했다.
A씨는 “과거 누군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한국으로 간 경우에도 이렇게 주변 탈북민들을 일일이 조사하는 일은 많지 않았고, 조사하더라도 강도가 지금처럼 세지 않았다”며 “지금은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으면 모두 불러 세세히 조사하니 탈북민들의 불안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특히 A씨는 공안으로부터 주변에 아는 탈북민들이 한국행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되면 즉시 신고하라는 요구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린성에서도 최근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지린성에 사는 탈북민 C씨도 공안의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아 파출소에 가게 됐고,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 내역 전반에 대한 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C씨는 “지린성은 북한과 인접해 있어 평소에도 감시가 강한 편이지만, 최근 들어 감시가 더 강해진 느낌”이라며 “이전에도 휴대전화를 검사받은 적은 있었으나 이번처럼 세세하게 들여다보며 기억도 잘 나지 않는 탈북민들까지 캐묻는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또 공안은 “한국에 갈 생각을 절대로 하지 말라”, “지금이 좋은 줄 알라”, “탈북민들이 모인 췬(단체 대화방)에 들어가지 말라”는 등 C씨에게 여러 경고성 발언을 했다고 한다.
최근 북중 간 인적 교류가 재개되는 조짐에 중국 내 탈북민들 사이에서 북송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데, 여기에 공안의 감시까지 강화되면서 탈북민들이 상당히 위축돼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공안이 개개인의 인적 네트워크를 추적하며 감시하자 서로 간 연락을 끊고 있으며, 이동조차 자제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공안이 탈북민들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탈북민들이 살던 집에서 나갈 때 휴대전화를 아예 두고 가는 경우가 늘고 있고, 그러다 보니 그 주변 탈북민들이 애꿎게 시달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결국 최근 공안의 행태는 탈북민들이 서로를 멀리하고 관계 자체를 끊도록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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