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북한 당국이 노동신문 독보를 통한 정치사업 강화를 지시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세포비서들이 신문 기사 제목만 소개하는 수준에 그치는 등 형식적으로 사업이 집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2월 초 도당으로부터 각 기관·기업소 당위원회에 아침 독보를 정상적으로 진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농촌 살림집과 지방공업공장 건설 등 국가적 성과와 9차 당대회와 같은 중요한 정치행사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끌어내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의 정책을 전달하고 성과를 홍보하는 주요 수단인 TV 방송은 잦은 정전으로 정상적인 시청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당국은 말단 정치조직인 세포를 통한 노동신문 독보사업을 다시금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독보는 단순히 신문을 읽는 행위를 넘어 당의 정책과 지시를 주민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사상을 통제하는 매우 중요한 정치사업이다.
당의 기층조직인 당세포를 이끄는 세포비서는 이 독보사업의 실질적인 책임자로, 직접 나서서 독보를 주관하기도 하고 특정 독보원을 지명해 노동신문 기사나 사설, 정론을 낭독하게 하기도 한다.
독보는 직장별 아침 조회 시간 또는 휴식 시간을 활용해 매일 진행되는데, 현장에서는 이러한 독보사업이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전언이다.
실제 함흥시에 있는 룡성기계연합기업소의 한 세포비서는 노동신문에 실린 기사의 제목만 쭉 소개하고 독보사업을 끝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이에 불만을 품기보다는 오히려 “세포비서가 똑똑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세포비서들은 대체로 청년동맹원을 지명해 노동신문에 실린 사설이나 정론을 읽게 하지만, 독보가 진행되는 10분 동안 이를 제대로 듣는 사람은 없다”며 “생계유지가 급박한 주민들에게 당 정책이나 국가사업은 현실과 동떨어진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독보를 통해 당의 목소리를 전하려는 시도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대 정치행사인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진행된 당국의 선전 공세에도 주민들은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했다.
소식통은 “독보를 통해 당대회 관련 기사를 읽어줘도 당대회가 무엇을 하는 회의인지 모르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며 “당에서 하는 일이 개인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여기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렇듯 북한 당국은 노동신문 독보를 통한 정치사업 강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세포 단계에서부터 이를 형식적으로 집행하고 여기에 주민 무관심까지 이어지면서 당의 메시지가 현장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사상사업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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