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북핵문제 가닥 의미와 배경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제4차 6자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6개국 대표단이 6개항의 공동성명 발표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2002년 10월 이후 한반도를 짓눌러온 북핵문제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번 공동성명은 핵문제 해결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기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갈 지에 대한 각국의 조율된 최종 목표가 담기게 된다.

북한의 핵폐기와 검증, 북미 관계정상화, 대북 안전보장, 국제사회의 상응조치 등에 대한 목표의식의 공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공동성명은 북핵 폐기’와 ‘검증’, 그리고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미.일의 대북 관계정상화 추진, 5개국의 상응조치로 대북 안전보장과 우리 정부의 중대제안인 전력공급, 그리고 공급시까지 중유제공을 동시적.병행적으로 상호조율된 조치 등이 공동성명에 담기게 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북-미관계 정상화와 관련해 북미 양자회담을 통해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은 의미가 각별하다.

사실 이번 6자회담의 백미는 회담 틀 속에서 이뤄진 북미 양자접촉으로 양국 수석대표는 주말을 이용해 베이징의 북한식당에서 만찬을 함께 하며 신뢰쌓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주장하는 핵보유의 이유가 미국의 핵위협에서 비롯됐고 미국의 북한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점은 양자회담의 필요성을 느끼게 했다.

따라서 이번 회담을 통해 만들어진 북미간의 초보적 수준의 신뢰는 앞으로 실질적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회담을 앞두고 ’중대제안’을 발표한 남한 정부는 회담 과정에서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한반도 핵문제의 당사자 해결 원칙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실 이번 회담은 성과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6자회담 무용론’이 확산될 것이라는 심리적 압박을 배경으로 이번에는 뭔가를 만들어야 각국 대표단의 절박감 속에서 출발했다.

회담을 앞두고 남북한을 포함해 각국에서 ’실질적 진전’을 언급한 것도 결국은 이 같은 부담 때문이다.

부담감 속에서 시작된 6자회담은 각국의 요구수준의 상이함과 먼저 이행해야만 하는 사안에 대한 입장 차이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회담장에서 이뤄진 각국 대표단의 실용적 회담 태도는 이번 회담이 결실있는 회담으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로의 입장차이로 인해 쟁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각국 대표단은 자신들의 입장을 주장하기 보다는 상대의 입장을 경청하고 자신들의 입장 속에서 조율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회담 개막 8일째인 2일 수석대표회의에서 의장국인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은 3차 초안을 놓고 한줄 한줄 짚으며 의견을 물으면서 문제를 푸는 노력을 보여 결국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에 따라 이같은 과정을 통해 모아진 의견을 4차 공동문건 초안으로 만들어 3일 수석대표회의에서 협의를 갖고 전체회의를 통해 공동성명의 형태로 발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하기로 의견을 모았음에도 불구,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은 더욱 멀고 험난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최종목표점에 일단 의견을 모았지만 과연 그 목표까지 어떻게 갈 것인가 하는 세부적인 사안을 놓고 힘겨운 지혜 짜내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북미간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논의, 북한의 핵폐기와 검증, 남한의 중대제안에 따른 대북송전 등 각각의 사안이 상당히 긴 논의과정을 필요로 한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성명은 6개국이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목표를 위해 어떤 방향으로 갈지를 정하는 큰 틀에서의 논의”라며 “앞으로 그 목표점을 향해 어떠한 길을 선택하고 그 길의 장애물들을 치워나가는 작업들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핵문제 해결이라는 것은 결국 긴 여정을 통해 이뤄질 수 밖에 없다”며 “이번에 만들어지게 될 공동성명은 그 여정을 향한 첫 걸음을 떼어 놓는 것”이라고 평가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