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베이징서 3차 美北회담…北 태도 변화 주목

3차 미북 비핵화 회담이 오는 23일 중국 베이징서 4개월 만에 열린다.


김정일 사후 처음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체제가 핵 폐기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외교가에선 북한이 추가적인 요구를 하지 않고 기존 합의 사항 수준에서 회담이 이뤄지면 대화 모멘텀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양국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영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중단하면 미국이 24만t 규모의 영양지원을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부는 이번 회담이 김정일 사후 중단됐던 북미 회담을 이어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회담이 김정일 사후 처음 열리는 것인 만큼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라 6자회담 조기 재개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며 “양국간 대화재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일각에선 체제안정이 최우선 과제인 북한에게 외부 식량지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이번 회담이 외부 지원의 물꼬를 트는 기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여기에 북한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지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언제까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영양지원이 아닌 알곡지원 요구를 고수할 경우 회담이 정체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전용 가능성이 있는 알곡 지원은 반대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는 실질적인 협의보단, 양국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알곡 지원을 표면화시켜 향후 이를 비핵화 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현재 북한의 내부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북한은 미국과의 약속을 지켜, 미북 관계를 개선하고 나아가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카드들 꺼낼 수 있다”면서 “김정은은 체제 안정과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어쩔수 없이 미국과의 합의를 받아드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최 소장은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알곡 지원 등 보다 많은 지원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이와 같은 요구를 고수할 경우 대화재개 분위기는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