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천지구 탄광연합기업소에 70여 명 무리배치…일꾼들 불만 표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명천지구탄광연합기업소 석성탄광이 준공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함경북도 명천지구 탄광연합기업소에 70여 명의 인원이 무리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정부는 명천지구 탄광연합기업소가 국가계획 수행이 부진하고 노력(인력)도 부족하다고 평가하면서 함경북도 당위원회와 토의해 지난 10일 많은 인원을 무리배치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실적을 내지 못하는 탄광이나 농촌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명목으로 해마다 주민들을 집단으로 강제 배치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명천지구 탄광연합기업소에는 갈 곳 없고 부모 없는 중등학원 졸업생 39명, 도(道) 노동단련대에 재입소한 전과자 21명, 제대군인 18명 등이 무리배치됐다.

함경북도당은 이번 무리배치를 진행하면서 탄광 측에 “우선 1차로 무리배치한 것이고 무리배치는 또 예견돼 있으니 부족한 노력은 걱정하지 말고 당중앙에서 관심하는 석탄공업 발전에 힘을 집중하며 탄전과 탄광을 더 많이 확장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탄광 측은 갑작스러운 무리배치에 새로 온 주민들이 생활할 공간을 미처 마련하지 못했고, 결국 군내 여관과 합숙, 강습소를 임시로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도 가족을 거느리고 있는 12명에게는 방을 한 칸씩 내주고 나머지는 3~4명씩 묶어 숙소를 배치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이번 무리배치 소식을 접한 탄광의 일꾼들과 현지 주민들은 “명천탄광의 미래가 걱정된다”며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탄광 일군(일꾼)들은 역사적으로 여러 부류의 계층들을 무리배치 받으면 상급의 말도 잘 듣지 않고 싸움도 잦아 그들을 교양하고 대열정리를 하는 데만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품도 많이 든다면서 별로 달갑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탄광 일꾼들은 과거 무리배치로 온 이들이 일을 성실하게 하지 않거나 탄광에 적응하지 못하고 끝내 도망치는 등의 사례를 겪은 바 있어 이번 무리배치 인원들에 대해서도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탄광 일꾼들은 “국가가 이렇게 주민들을 무리배치해 놓고 계획 분량만 높이면 결국 죽어나는 것은 우리들”이라며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짐작하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탄광 일군들은 정부가 벌써 4/4분기 석탄생산계획 지표를 높게 내려보내려 한다는 말에 낙심하고 있다”며 “특히 일군들은 사람만 보내면 생산이 꽝꽝 되는 줄 아는 것 같다면서 위에서는 아래 실정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