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南유행 ‘눈썹 문신’ 北아줌마에 ‘인기몰이’

남한에 입국한 여성 탈북자들을 만나면 ‘눈썹 문신’을 심심찮게 확인하게 된다. 영구화장인 ‘눈썹 문신’은 한국에서도 지난 80~90년대 유행했던 시술이다.


화장술에 있어서도 20여 년의 남북한 격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북한과 달리 남한에서는 오히려 ‘눈썹문신제거술’로 지난 문신을 제거하고 새로 나온 ‘반영구화장술’로 자연스러운 눈썹과 눈매를 만드는 시술이 유행하고 있다. 남북의 화장술이 정반대로 가는 모양새다.


물론 문신은 땀이나 물에 지워지지 않아 화장이 지워질까 노심초사할 필요가 없다. 시술도 간단해 매우 편리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심각한 경제난에 하루하루를 연명하기조차 버거운 북한 내에서 가정생활을 책임지는 여성들에게 ‘눈썹 문신’이 각광받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워 보인다.


2008년 탈북한 이종옥(가명 37) 씨는 “중국산 기계를 구입해서 기술을 배운 눈썹 찍는 사람들이 지역별로 이동,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시술 해준다. 시술자가 도착하기 전부터 동네에 온다는 소문이 퍼져서 시술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벌써부터 기다리고 한번 오면 몇 달 정도 머문다. 때문에 우리 동네에도 시술자가 오면서부터 갑자기 유행이 되, 돈 좀 있거나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했다”고 전했다.


이 눈썹문신은 90년대 말부터 유행을 시작, 초기에는 가격으로 꽤 높아서 돈 있는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수술이었다. 그러나 2007년 정도에는 기술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수술가격이 낮아져서 최근에는 2000원이면 보편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문신은 시간이 지나면 파란색으로 변한다.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시술을 받은 사람들은 후회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유행은 사그라지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지난 2009년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 당시 북한 여성 접대원들에서도 ‘눈썹 문신’은 확인할 수 있었다.


탈북자 박영순(가명 29) 씨도 “대학생 때 아는 언니가 시술자라서 공짜로 받았다. 한국에 돌아와서 문신을 지우려고 했지만 아직까지 남아있다. 파란색을 감추려고 그 위에 눈썹을 그리고 다닌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눈썹 문신’은 비교적 나이가 든 아줌마들 사이에서 인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가격이 비교적 높아서 아줌마들이 그 시술을 받으려고 돈을 모으곤 했다”고 회상했다.


아줌마들과 달리 북한의 여대생 등 젊은 여성들 사이에선 자연스러운 눈썹을 선호해 ‘눈썹문신’은 기피하고 대신 ‘박피’가 유행하고 있다고 조현주(가명, 27) 씨는 전했다. 


조 씨는 “‘비숀’이라는 중국 제품이 있는데 얼굴에 바르면 열기가 나면서 껍질이 벗겨진다. 사용 1주일 후 부터 효과가 나타나고 한통을 다 쓰면 말쑥해 진다(피부가 맑아진다). 장마당에서 2000원이면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피를 하는 병원도 있다. 이 시술은 도병원 등 큰 병원의 피부과에서만 한다. 가격은 4~8천원 정도로 그렇게 비싼 편이 아니라 부자가 아니라도 시술이 가능하지만 몇 개월 동안 벌건 기운이 있고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어 특히 미에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면 시술받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미용이 유행하는 도시는 평양, 운산, 남포, 함흥, 청진 등이 있다. 조씨는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이라면 이 ‘박피’라는 단어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눈썹문신은 중국의 유행에 따라, 박피는 한류열풍의 일환으로서 북한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