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약 살포용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민가 내부를 몰래 촬영해 온 북한 개성시 판문구역 한 농장의 청년 농장원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데일리NK 개성시 소식통에 따르면, 개성시 판문구역의 한 농장 소속으로 농작물 병충해 방제를 위한 농약 살포용 드론을 조종하는 20대 후반 남성 농장원이 지난달 말 드론을 이용해 민가 내부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판문구역 안전부에 체포됐다.
이 청년은 논밭 위로 드론을 낮게 띄워 농약을 살포하는 것처럼 하면서 살림집 밀집 지역 쪽으로 은밀히 선회시켜 드론에 장착된 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민가 창문 안쪽을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청년은 동네 청년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촬영물을 자랑삼아 보여주며 음담패설을 늘어놓다가 이를 엿들은 한 주민의 밀고로 안전부에 붙잡히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주민의 신고를 받은 안전원들은 해당 청년의 집을 불시에 급습해 수색했고, 범행에 쓰인 휴대전화와 불법 촬영물이 저장된 장치들을 현장에서 발견해 압수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안전부 조사 과정에서 이 청년은 이전에도 농약 살포 작업을 빌미로 드론을 띄워 여성들이 사는 집 안을 여러 차례 몰래 촬영했으며,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파일 형태로 자신의 휴대전화에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안전부는 청년의 휴대전화를 정밀 분석해 살림집 내부를 몰래 촬영한 사진 수십 장과 동영상을 증거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안전부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풍기문란이 아니라 비사회주의적 일탈이자 허가받지 않은 무인기 촬영 행위로 규정하고 엄중하게 다루고 있다”며 “현재 범행 횟수와 촬영 대상 등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약 살포라는 일을 수행하는 줄로만 알았던 청년 농장원이 드론을 사적으로 이용해 집 안방들을 엿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지역사회에 소문으로 퍼지면서 판문구역 주민들, 특히 부녀자들이 상당한 충격과 수치심에 치를 떨며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개성시 당위원회와 정보부(前 보위부)는 이번 사건으로 농업 현대화 과정에서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무인 장비가 개인의 엇나간 호기심을 넘어 내부 안보를 위협하는 도구로도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 큰 경각심을 느끼고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성시는 사건 직후 관내 전 농장들에 긴급 지시를 내려 드론을 운용하는 모든 조종원들에 대한 신원 전면 재조사에 착수하도록 했으며, 드론의 비행 기록과 녹화 영상 등에 대한 엄격한 전수 검열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농약 살포를 위해 드론을 운용할 때도 초급당 일꾼이나 안전원 입회하에 띄울 수 있도록 하는 등 통제 수위가 이전보다 한층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 이후 농장들에서 무인기를 함부로 띄우지 못하게 됐다”며 “무인기가 본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종원과 기체에 대한 관리가 크게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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