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외국어 학습하는 北 학생들…교육 격차 갈수록 깊어져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학습 환경 가른다…자녀의 미래 위해 식비 줄여가며 과외시키기도

북한 스마트폰 앱 ‘빛샘3.0’.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일부 지역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외국어 학습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집 자녀들은 개인 과외를 받는 데 더해 스마트폰을 통한 학습까지 병행하고 있어,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교육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11일 데일리NK 황해북도 소식통은 “사리원시의 잘사는 집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개인 교원(과외교사)을 붙여 영어와 중국어를 따로 가르치고 있다”며 “또 이런 집 자녀들은 개인적으로 배우는 것을 넘어서 지능형 손전화(스마트폰)에 설치된 외국어 학습 프로그람(프로그램)으로 발음과 단어 뜻을 익히기도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스마트폰용 외국어 학습지원 프로그램인 ‘빛샘 3.0’에는 외국어 학습 기능이 탑재돼 있다. 학생들은 ‘나의 길동무’ 앱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을 구입해 영어·중국어 발음과 단어의 뜻을 익히고 반복 학습이나 시험 기능을 활용해 스스로 학습 수준을 점검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개인 교원에게 배우기도 하고 짬짬이 손전화 프로그람으로 학습도 하다 보니 학생들의 수준 자체가 많이 높아졌다”며 “이제는 실제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소학교(초등학교) 때부터 쉬운 영어와 기본적인 발음법을 배우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 내용이 어려워진다”며 “‘영어는 웃으면서 들어갔다가 울면서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여서 부모들은 자녀가 뒤처지지 않도록 가능하면 어릴 때부터 따로 개인 교원을 붙여 영어를 배우게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리원시 초·고급중학교 학생들의 외국어 과외비는 한 달 평균 30달러 정도로 알려졌다. 실력이 뛰어나고 잘 가르친다는 평판이 난 과외교사를 쓰는 경우 과외비는 이보다 더 비싸진다고 한다.

30달러는 최근 북한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쌀 약 45㎏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하루 벌어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가정에서는 매달 이 정도의 돈을 자녀의 외국어 과외비로 지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또 외국어 학습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면 500달러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형편이 어려운 집의 학생들은 과외는 물론 스마트폰을 활용한 학습에도 접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소식통은 “과거에는 개인 교원 여부가 격차를 가르는 주요 요인이었다면 최근에는 지능형 손전화가 새로운 학습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학습 환경의 차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학습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진다”며 “결국 학생들은 사회에 진출하기 전부터 집안 형편에 따른 차이를 직접 경험하면서 돈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체감하게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형편이 어려운 모든 가정이 자녀의 외국어 교육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다른 생활비를 줄여 과외비를 마련하는 가정도 있는데, 실제로 흰쌀밥을 먹던 가정이 입쌀과 잡곡을 절반씩 섞은 이른바 ‘5 대 5 잡곡밥’을 먹는 식으로 식비를 줄여 자녀 과외비에 보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신경 쓰는 데는 향후 자녀의 사회적 지위와 생활 수준을 바꿀 수 있는 일종의 투자로 보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자녀가 이름 있는 대학을 졸업해 좋은 직장이나 지위를 얻으면 안정적인 삶을 살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 심리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부모들 사이에서는 결국 권력이 돈보다 위라는 생각이 강하다”며 “좋은 대학에 보내면 자식이 앞으로 나처럼 고생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먹는 것을 줄여서라도 공부를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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