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권력기관에 배치시켜 주겠다” 사기극 벌인 주민, 결국…

부유층 부모에 접근해 거액 외화 뜯어냈다가 체포…피해자들은 '뇌물공여죄'로 처벌받을까 전전긍긍

/그래픽=데일리NK

북한 황해북도 사리원시 일대의 돈 있고 힘 있는 주민들에게 접근해 자녀의 직장 배치를 대가로 돈을 챙기며 사기극을 벌여 온 주민이 최근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황해북도 소식통은 28일 “지난 3월 사리원시 일대에서 고등교육기관을 졸업한 청년들을 권력기관들에 배치해 주겠다며 부모들에게서 거액의 외화를 받아먹고 사기 행각을 벌인 주민이 이달 중순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 주민은 황해북도 당위원회 간부과 출신으로 알려졌으며, 인사 행정의 취약점을 훤히 뚫고 있어 청년층 사이에서 가장 선호되는 직장인 당, 보위국(現 정보국), 안전국을 비롯해 이러한 권력기관 산하 무역회사와 10호 초소 등 소위 ‘알짜배기’ 자리를 상품처럼 내걸고 부유층 부모들에게서 돈을 뜯어냈다.

졸업 시즌에 즈음해 그는 “중앙당 간부부 핵심 라인에 있는 사촌형을 통하면 지방 대학 졸업생도 평양의 특권 기관에 단번에 꽂아 넣을 수 있다”며 지방 부유층 부모들에게 접근했다.

특히 그는 의심이 많은 부모들을 완벽하게 속이기 위해 과거 인맥을 동원해 평양 중앙당 청사의 공무용 위조 문서를 보여주는가 하면, 모처의 안가로 부모와 자녀를 불러 중앙당 간부를 사칭한 공범과 대면하게 하고 가짜 면접까지 진행하는 등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들이 고생스러운 곳으로 배치되는 것을 결사적으로 막으려 했던 부모들은 이 정교한 사기극에 속아 넘어가 자녀 1명당 적게는 5000달러에서 많게는 1만 달러 이상의 거액을 이 주민의 손에 쥐여주었다.

그러나 이달 중순 이 주민이 체포되면서 그가 건넨 배치장은 한 장의 종이 쪼가리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

한편, 실제로 그가 뿌린 위조 배치장을 들고 권력기관에 찾아간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게 된 중앙당 조직지도부는 즉각 검열조를 파견해 황해북도당과 사리원시 안전국 등에 들이닥쳐 관련 서류를 전량 압수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사기 피해를 당한 부모들은 자신들이 속았다는 비극적인 사실을 깨달았음에도 불구하고 처벌이 두려워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처지에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고 앓아누워 있는 형국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심지어 피해자임에도 당 간부를 매수해 자녀를 권력기관에 배치받도록 하려 했다는 뇌물공여죄 혐의로 연행될 위기에까지 처한 상태라고 한다.

소식통은 “피해자 가족들은 뇌물로 자리를 사려 했다는 행위 자체가 당의 간부사업(인사) 체계를 우롱하고 어지럽힌 심각한 죄로 치부돼 가문 전체가 풍비박산 날 수 있다는 공포감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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