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청년들 사이 ‘브이’ 유행…손짓으로 거침없이 감정 드러내

과거에는 없던 청년세대의 표현 방식…자본주의 문화 따라 한다는 의심살까 친구들끼리만 주고받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새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사진=조선중앙TV 화면캡처

최근 북한 청년들 사이에서 두 손가락으로 ‘브이’(V)를 그리거나 턱에 대는 손짓이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짓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청년층에게 익숙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전언이다.

28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예전에는 손가락으로 브이를 하거나 턱에 두 손가락을 갖다 대는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는데, 요즘 청년들은 가까운 사이에서 그런 손짓을 주고받는다”며 “어른들이나 모르는 사람 앞에서는 행동을 조심하지만, 또래끼리 있을 때는 자연스럽게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의 북한 청년세대는 손짓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 거침이 없다. 검지와 중지를 펼쳐 ‘브이’를 만들거나 엄지와 검지를 펼쳐 턱에 갖다 대며 신나고 기분 좋은 상태를 표현하는 게 대표적이다.

기성세대는 주로 말이나 표정으로만 감정을 표현했지, 손가락으로 특정 모양을 만들어 감정을 표현하지는 않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러나 요즘 청년들은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말이나 표정뿐만 아니라 손짓을 또 하나의 감정 표현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행동은 대개 신뢰할 수 있는 친구들 사이에서만 이뤄진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외부 문화의 유입을 강력히 통제하는 상황에서 자칫 외부 영상물을 보고 자본주의 문화를 따라 한다는 의심을 살 수 있어서다.

한편, 북한 당국이 제작·배포한 영상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이른바 ‘엄지척’ 손짓이 등장한 것도 손짓을 통한 감정 표현 방식이 확산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소식통은 부연했다.

실제 지난 2024년 공개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찬양곡 ‘친근한 어버이’ 화면음악(뮤직비디오)에는 주민들이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 주민들 사이에서 엄지를 세워 ‘좋다’거나 ‘최고다’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현상이 늘어났다고 한다.

소식통은 “엄지를 세우는 것은 간혹 보이긴 했으나 요즘 청년들이 브이를 하거나 턱에 손을 대면서 또래들끼리 장난도 치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변화”라며 “이것이 외부에서 유입된 문화의 영향이라고 해도 청년들끼리 사적으로 주고받는 손짓까지 모두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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