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 당위원회가 이른바 ‘전승절’(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일)을 앞두고 전쟁노병 지원을 독려하면서 인민반 세대별로 도시락이나 간식을 마련해 전쟁노병 가정에 전달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현지에서는 전승절 계기 일회성 지원보다 국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지난 18일 함흥시 당위원회가 근로단체 조직들에 전쟁노병 가정을 돕는 사회적 분위기를 세우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에 따라 동흥산구역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은 각 인민반에 전쟁노병 가정에 대한 물질적 지원사업을 진행할 것을 포치했다”고 23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여맹 조직은 전쟁노병들에게 가장 가까운 벗은 이웃인 인민반 주민들이라면서 모두가 그들을 친부모처럼 보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동흥산구역의 한 인민반에서는 세대별로 순번을 정해 점심 도시락을 마련해 전쟁노병 가정에 전달하고 있으며, 다른 인민반에서는 과자나 빵 등 간식을 준비해 전쟁노병 가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인민반별로 전쟁노병의 건강 상태와 생활 형편, 주민들의 경제 사정에 맞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며 “조직적으로 현금 액수나 지원 물품의 종류·수량을 정하지 않아 주민들에게 일률적으로 돈이나 물품을 걷기보다는 각자 사정에 맞게 자발적으로 돕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7·27을 계기로 6·25전쟁에 참가한 전쟁노병의 공로와 헌신을 부각하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런 계기 때마다 인민반 차원에서 한두 차례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전쟁노병들이 겪는 생활상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덜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족의 부양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별다른 수입이 없는 전쟁노병들은 평소에도 끼니를 걱정하는 처지여서 일회성 지원보다 정기적인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전쟁노병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 대우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함흥시 중심부에 거주하는 노병들은 주요 기념일 행사에 초대되거나 기관·단체의 방문을 받기도 하지만, 농촌 지역의 노병들은 사실상 소외돼 있어 보살핌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쟁노병 가정이 포함된 인민반의 반장들은 노병의 수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국가적으로 식량 등 생활을 따로 보장해 주는 편이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전쟁노병이 없는 인민반이 더 많기 때문에 노병이 있는 인민반장들은 국가가 이들에게 식량을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고 말한다”며 “전승절이 지나면 이런 깜빠니아(캠페인)적인 사업도 흐지부지될 텐데, 전쟁노병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노병들이 끼니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먼저라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