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장마당에 수입 과일과 시설 재배 농산물이 대거 유통되면서 겉보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모습을 띠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품목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눈은 즐겁지만 가격표를 보면 숨이 막힌다”는 한탄이 흘러나오고 있다.
10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회령시를 비롯한 각 지역 장마당에는 중국산 과일과 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채소, 온실 재배 농산물 등이 대거 풀리면서 부산물 매대가 예년보다 훨씬 다채로워졌다.
파인애플, 바나나, 오렌지 등 수입 과일은 물론 가지, 참외, 딸기 등 온실 재배 계절 농산물까지 장마당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외형상 코로나19 이전보다 먹거리가 풍부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정작 주민들은 치솟은 물가 탓에 지갑을 열기가 두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현재 회령시의 한 장마당에서는 1㎏당 파인애플이 13만원(이하 북한 돈), 바나나 11만원, 오렌지 8만원, 귤 6만 5000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으며, 참외와 단벗(체리)은 30~35만원 선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소 가격도 크게 올라 토마토와 가지는 6만원 이상, 균버섯(버섯류)과 파, 시금치도 1~2만원에 거래되고, 양배추와 배추, 사철무, 오이 등 비교적 흔한 채소류도 5000원 안팎에 팔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예전과 비교하면 종류는 훨씬 다양해졌으나 대부분 품목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다”며 “진열된 과일과 채소만 보면 생활이 좋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가격표만 보고 돌아서는 사람이 많아 실제 주민들이 체감하는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편으로는 그 가격에도 아무렇지 않게 구매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며 “돈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소비 수준 차이가 장마당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장마당이 풍성해질수록 오히려 빈부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다는 씁쓸한 목소리도 나온다.
회령시의 한 주민은 “전에는 현물 자체가 적기도 하고 비싸기도 해서 그저 특별한 날 특별한 누군가가 사 먹겠지 하는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눈앞에 물건도 넘쳐나고 비싸도 아무렇지 않게 사 먹는 사람들도 꽤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내 자식은 못 사주는데 다른 사람들은 거리낌없이 사가는 모습을 보면 돈 없는 현실이 더 괴롭다”고 토로했다는 전언이다.
물가는 치솟는데 대다수 주민의 구매력은 이를 따라서지 못하면서, 장마당의 외형상 풍요와 실제 주민들의 생활 수준 사이의 간극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