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무력 전쟁준비태세 불시 검열…내부 결속 노린 긴장 조성

김정은 무기시험 참관 직후 불시 검열 지시 하달…검열단 언제 들이칠지 몰라 지방 간부들 비상 대기

훈련을 받고 있는 북한 노농적위군.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화면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25전쟁 발발일인 지난달 25일 대남타격용 무기시험을 참관한 이후 각 도 인민위원회에 민간 무력의 전쟁준비태세를 불시에 점검하라는 중앙당의 긴급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지난달 25일 원수님 참관하에 중요 무기시험이 진행된 가운데,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앞두고 전민 무력의 전쟁준비태세를 점검하는 ‘중앙당 무작위 순회 검열 지시’가 각 도 인민위원회에 긴급 하달됐다”며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전국의 노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 등 민간 무력을 대상으로 한 검열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지시는 대남·대미 긴장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황에서 내부 전쟁동원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검열은 각 시·군이 자체 검열을 진행하는 동시에 중앙당 검열 성원들이 예고 없이 특정 지역을 들이치는 ‘불시 검열’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번 검열의 직접적인 계기는 6·25를 맞아 김 위원장 참관하에 진행된 무기시험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험은 남한을 사정권에 두는 타격 수단들의 성능 개량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북한은 “갱신형 240㎜ 24관식 방사포 무기체계의 전투적 특성과 전술탄도미사일의 특수사명 전투부위력, 155㎜ 자행평곡사포 사거리 연장탄의 명중 정확성을 분석 평가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를 대남 실전 대응 능력을 과시한 계기로 선전하면서 곧바로 ‘6·25~7·27 반제반미, 반한국패당 전시 검열 기간’을 선포하고 민간 방위 무력의 핵심인 노동적위군과 학생 군사 조직인 붉은청년근위대의 무장 상태와 동원 속도를 불시 검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각 도 인민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도내 시·군별 자체 전쟁동원태세 점검에 돌입했으며, 중앙당 검열단도 무작위로 시·군을 지정해 현장을 들이쳐 검열하고 있다.

중앙당 검열단은 비상소집 시 대원들의 집결 속도, 무기·탄약고 관리 상태, 전시 배낭과 보급품 구비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전 통보 없이 검열이 이뤄지면서 지방 간부들은 중앙당 검열단이 언제 들이칠지 몰라 퇴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비상 대기 중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검열은 과거처럼 미리 예고하고 진행되는 방식이 아니라 중앙에서 아무 지역이나 찍어서 내려오는 불시 검열”이라며 “지방 간부들 사이에서는 이번 검열에서 문제가 드러나면 목이 날아갈 수 있다는 공포가 가득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남타격용 무기시험에 이어 민간 무력에 대한 불시 검열을 조직한 것은 전승절로 기념하는 7월 27일까지 대내 긴장 분위기를 고조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장기화하는 경제난 속에서 심화하는 주민들의 사상적 이완을 막기 위해 당장이라도 전쟁이 터질 것 같은 정세를 인위적으로 조성하고, 이에 더해 민간 무력의 기강을 다잡으려는 계산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 검열로 지방 행정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당장 노농적위군 불시 소집과 검열에 매달리느라 가을 농사 준비나 장마철 수해 대책 같은 과업들이 마비될까 봐 지방 간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Previous article시장에서 물건 팔려면 ‘품목검사표’ 게시해야…시장 통제 강화?
Next article“눈은 즐겁지만 가격 보면 숨 막혀”…장마당 풍요 속 커지는 박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