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내 각지 시장관리소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건의 생산지와 판매 등록·허가 여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품목검사표’를 의무적으로 게시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품목검사표가 게시되지 않은 물건에 대해서는 전량 몰수 방침을 내세우고 있어 시장 통제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신의주시 채하시장, 남민농민시장 등 곳곳의 시장관리소는 지난달부터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물건에 대해 시장관리소 등록 절차를 밟게 한 뒤, 판매 허가를 받았음을 보여주는 도장과 생산지, 판매가격 등이 표기된 품목검사표를 소비자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위치에 게시해 두도록 하고 있다.
시장관리소 등록 대상은 식료품과 공업품, 과일·채소와 같은 식자재 등 사실상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품목으로, 소식통은 “이제 시장에서 장사하려면 판매하는 물건 하나하나를 시장관리소에 등록하고, 판매 허가 도장이 찍힌 품목검사표를 발급받아 매대에 게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관리소는 품목검사표를 게시하지 않고 장사하다 적발되면 판매 물건이 전량 몰수된다며 으름장을 놓고, 실제 단속까지 하고 있어 상인들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시장관리소는 이번 조치가 식품 안전 관리와 가격 질서 확립, 건전한 시장 질서 조성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상인들 사이에서는 그보다 시장 통제를 한층 강화하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시장에서 판매하려는 모든 물건을 등록하게 하고 실제 허가받은 물건만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는 것이라, 시장을 국가관리 체계 안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예전에도 국영상점이나 평양, 도 소재지 일부 대형 시장에서 가격표나 생산지를 게시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지금은 이것이 전국 시장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라며 “(판매 허가) 도장이 없으면 물건을 모두 몰수당해도 할 말 없게 되는 셈”이라고 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시장을 국가관리 체계 안에 두려는 여러 조치들을 단행해 왔다. 장세를 걷고 국가가 정한 가격대로 물건을 팔게 하는 식으로 주민들의 장사 활동을 제도권 안에 묶어둔 것이다.
이번 품목검사표 게시 의무화 역시 건전한 시장 질서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장 거래에 대한 국가의 관리와 통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이번 제도가 시장 거래 위축 등 주민들의 장사 활동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일단 현재로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주민들 사이에서는 개인 텃밭에서 재배한 파 한 단, 시금치 한 단까지도 시장에서 팔려면 일일이 등록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냐는 반응이 나온다”며 “주민들은 이것이 과연 시장 질서를 위한 것인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인지 의심하며 수군거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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