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한국전쟁(6·25) 기념일이 있는 6월을 맞아 반제 계급의식 강화를 강조하며 청년·학생들의 신천박물관 참관 사업을 적극 조직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청년·학생들은 참가를 꺼리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이달 들어 “세대가 바뀌고 혁명이 전진할수록 더욱 투철한 반제 계급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에 계급교양 사업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에 각급 청년동맹 조직에서는 관련 학습과 토론회는 물론 대표적 반제·반미 계급교양 거점인 신천박물관(신천계급교양관) 참관을 경쟁적으로 조직하고 있어, 최근 신천박물관을 찾는 인원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평안남도 안주시 청년동맹은 이달 초 각 학교 청년동맹 조직에 계급의식이 강하고 모범적인 학생들을 중심으로 신천박물관 참관 사업을 조직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신천박물관 참관을 자처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어 결국 학교들에서는 청년동맹 열성자나 학급 간부들에게 참가를 떠맡기는 방식으로 겨우 머릿수를 채우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학생들이 다른 견학 일정에 비해 신천박물관 참관은 유독 기피한다”며 “묘향산이나 룡문대굴 견학은 서로 가려고 뇌물까지 고여 경쟁이 치열한 반면, 신천박물관 참관은 선뜻 나서려는 학생들을 찾기 어렵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우선 참관에 드는 비용 부담이 기피 이유로 꼽힌다. 버스와 같은 이동 수단만 조직에서 보장될 뿐 유류비, 식비 등 전반적인 비용은 모두 개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참관 후 감상문 작성과 발표 모임까지 이어지는 점도 학생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식통은 “거의 모든 비용을 개인 주머니에서 충당해야 하는 데다 다녀와서는 감상문도 써야 하고 학급이나 조직 앞에서 발표도 해야 한다”며 “가뜩이나 인기가 없는 일정인데 해야 할 것까지 많으니 당연히 꺼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 역시 자녀들의 참가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한다. 신천박물관 참관은 학생 시절뿐만 아니라 앞으로 대학에 가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여러 차례 참가하게 되는 행사인 만큼 굳이 지금 돈을 들여 보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특히 생활 형편이 어려운 가정일수록 그런 반응이 강하다”며 “날이면 날마다 학교와 조직 생활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보는 내용인데, 돈까지 내며 가서 봐야 하느냐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위에서는 신천박물관 참관이 새 세대들에게 대적(對敵) 관념을 심기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미 형식적인 행사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예전과 달리 스스로 가겠다고 할 정도로 계급의식이 투철한 학생들이 별로 없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매년 6·25, 7·27(정전협정 체결일)을 계기로 반제 계급교양 사업을 강화해 새 세대들의 계급의식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청년·학생들은 극심한 피로감과 무관심을 보이고 있어, 체제 결속이라는 당국의 의도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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