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녹화물 유포로 체포된 해주시 청년들, 반동분자로 몰려 공개처형

5월 말 밤 대학 재학생 대표들과 청년동맹 간부들 모아놓고 집행…소문 삽시에 퍼져 분위기 '꽁꽁'

/그래픽=데일리NK

불순녹화물 유포 혐의를 받고 체포된 황해남도 해주시의 청년 2명이 지난달 말 공개처형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에 “해주시에 있는 한 대학을 올해 갓 졸업한 청년들이 불순녹화물 유포 혐의로 해주시 외곽의 비밀 처형장에서 전격 처형되는 참혹한 사건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처형된 청년들은 대학 재학 시절부터 비밀 소조를 조직해 한국 영상물 등 불순녹화물을 지속적으로 시청하고 이를 주변 대학생들에게도 조직적으로 유포해 온 혐의로 올해 봄 체포됐다.

이들은 단순히 영상을 보고 유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외부에서 유입된 자료를 토대로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상을 놓고 북한 당국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필기물까지 작성해 보관하다가 국가정보국에 꼬리가 밟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들의 행위가 악질적 체제 전복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재판 절차를 속전속결로 끝낸 뒤 사형을 선고했다.

공개처형은 지난 5월 말 밤 10시에 진행됐으며, 처형장에는 이들이 졸업한 대학의 재학생 대표들과 도내 청년동맹 간부들이 동원됐다. 청년들은 대중 앞에서 죄상이 낱낱이 밝혀진 직후 처형됐다고 한다.

시신은 가족들에게 인도되지 않은 채 현장에서 거칠게 수습돼 비밀리에 매장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당국은 모내기 총동원 기간에 전국의 시선이 황해남도 농촌 전선에 쏠린 틈을 타서 대학을 졸업하고 현장 배치를 앞둔 지식인 청년들을 본보기로 삼았으며, 삼엄한 경계 태세 속에 야간 시간에 대학생 대표들을 강제로 집결시키고 처형을 집행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직접 처형을 목격한 청년동맹 간부들이 공포감에 휩싸여 이날 있은 일을 가족들에게 상세히 이야기하면서 처형 사건은 삽시에 해주시 전역에 소문으로 퍼졌다. 소문을 접한 주민들은 촉망받는 엘리트 청년들이 한순간에 반동분자로 몰려 처형된 것에 큰 충격을 받고 하나같이 고개를 내저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이번 사건으로 해주시 소재 대학들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차갑게 얼어붙었다. 대학생들은 “낮에는 농촌 지원에 뼈를 갈아 넣으라 하고, 밤에는 동무를 처형하는 게 당의 은덕이냐”며 극도의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한편, 이번에 처형된 두 청년의 부모들은 밤중에 날아든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숨을 죽여가며 통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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