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경 지역 주민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가 한층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을 차단하고 외부 정보 유입을 막기 위해 주민들의 사적 모임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특히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최근 신의주시와 의주군 등 국경 지역에서 주민 3명 이상 불필요하게 무리 지어 다니거나 술자리 등 사적 모임을 자제하라는 보위부의 지시가 인민반 회의를 통해 전달됐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주요 정치 행사나 기념일을 앞둔 시기나 연말처럼 모임이 많아지는 때에 주민들의 이동이나 사적 모임을 통제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특별한 계기가 없는 평시에도 주민들의 사적 모임을 제한하는 일은 흔치 않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명절이나 큰 행사를 앞두고는 혹시 모를 사건·사고를 막기 위해 모임을 단속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에는 그런 계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며 “국경 지역 주민들이 서로 모여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자강도 국경 지역에도 이와 결을 같이 하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자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자강도 국경 지역 보위부에 주민들의 ‘입단속’을 강화하라는 국가정보국(前 국가보위성)의 지시가 하달됐다.
해당 지시에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이지 못하게 하고, 특히 모여서 한국 관련 발언을 할 경우 법적으로 처벌하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 노래 등 외부 문화 콘텐츠 소비 행위는 물론이고 한국 사회와 주민 생활상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법적·정치적으로 문제 삼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시가 내려졌다는 소식에 국경 지역 주민 사회 분위기는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단순한 모임과 사적 대화도 보위부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요즘은 괜히 여러 사람이 모여 있다가 눈에 띄면 문제 될 수 있다는 말이 돈다”며 “주민들도 서로 말을 조심하고 술자리나 모임도 되도록 피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국경 지역 주민들의 사적 모임과 발언까지 통제하고 나선 것은 단순한 질서 유지 차원을 넘어 탈북 가능성과 외부 정보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경 지역은 탈북과 밀수, 외부 영상물·소식 유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당국이 주민 간 접촉과 대화까지 통제하며 감시망을 촘촘히 조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최근 북중 국경 일대를 통한 외부 정보 유입이 확대되는 양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드라마나 영상물 등 외부 콘텐츠가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이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한국을 주제로 한 사적 대화까지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북한 당국이 외부 세계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호기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을 엄중한 이탈 행위로 간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북중 간 무역 확대 흐름과 맞물려 외부 사조의 유입과 확산 우려가 커지자, 감시망을 일상 속 대화 영역까지 확장함으로써 사상 통제의 고삐를 극한으로 죄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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