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비리 척결 외치자 현장 교사들 원성…교단 이탈 움직임도

실력 안 되는 학생이 돈 써서 특정 전공반 들어가…함경북도, 교육성 집중 타격 대상으로 지목

평양 대성구역 ‘6월9일룡북기술고급중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는 모습.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 함경북도 교육 당국이 내각 교육성이 지목한 교육 비리 척결의 집중 타격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진행된 전국 단위의 인재 선별 경연에서 함경북도가 최하위권의 성적을 기록하자, 교육성이 그 원인을 교단 내 만연한 뇌물 거래로 규정하고 고강도 단속에 나선 것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지난 4월 5일부터 23일까지 전국적으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인재 선별 경연이 진행됐고, 그 결과가 이달 초순에 발표됐다”며 “이와 관련해 함경북도 내의 인재 부족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결과 발표에 의하면 함경북도에서는 경연에서 합격할 만한 점수에 도달한 학생이 손에 꼽을 정도로 다른 지역에 비해 인재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교육성으로부터 “함경북도의 수재들은 다 놀고먹었느냐”는 신랄한 비판이 제기됐다.

교육성은 이 사태의 원인을 교육 비리에서 찾았으며, 실제 함경북도 교육 부문에서 나타난 교육 비리 실태를 정리한 보고서도 하달했다는 전언이다.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지목된 것은 고급중학교 전공반에 실력이 안 되는 학생들이 돈을 써서 들어가는 현상이었다.

소식통은 “교육성은 청진시 제1고급중학교에서부터 시작된 고임(뇌물) 거래가 도내 전역으로 퍼져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며 “보고서에는 자녀를 ‘자연과학반’에 넣기 위한 뇌물 액수로 담임 교원에게 100딸라(달러), 검열을 맡고 있는 도 교육부 시학(視學)에게는 300딸라 이상이 구체적으로 책정돼 있다는 것까지도 낱낱이 폭로됐다”고 말했다.

특히 ‘정보통신’이나 ‘핵물리’ 등 국가적으로 중시되는 특수 전공의 경우 전공반에 들어가려면 성적보다 교장, 부교장, 담임 교사는 물론 안전원과 청년동맹 책임지도원의 보증 수표(사인)가 결정적으로 작용해 이를 위한 뇌물 수수가 당연시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안전원에게는 ‘친척 중 비법월경자나 월남자가 없다’는 신원 보증 수표를, 청년동맹 책임지도원에게는 ‘학교생활 동향에 별 문제가 없다’는 품행 단정 확인 수표를 받아야 한다”며 “여기에 담배 서너 막대기(보루) 값이 오고 간다는 내용도 교육성 보고서에 폭로됐다”고 설명했다.

교육성은 이러한 행위를 ‘당의 교육정책에 대한 태공(태업) 행위’이자 ‘반당적 행위’로 규정하고, 함경북도 교육 부문 전공반 학생 선발 과정에서 벌어지는 뇌물 거래를 엄중하게 취급해 각종 비리 척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현장의 교사들은 지방의 열악한 교육 환경과 처우는 외면한 채 비리 척결만 외치는 데 대한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 교사들 사이에서는 “평양과 지방은 다르다”, “중앙의 기준을 일률적으로 지방에 들이대지 말라”, “지방 교사들은 배급도 없는 상황에서 일하고 있다”, “오죽하면 뇌물을 받겠는가”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이런 가운데 한편에서는 “차라리 시장에서 장사하는 게 낫겠다”며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특히 이번 비리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교사들은 처벌을 받기 전에 사직서를 내고 교육자 대열에서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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