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예방의학 체계에서 의사담당구역제의 기능과 역할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는 위생 선전과 주민들의 질병 정보 수집 활동만 반복될 뿐 실질적인 치료 여건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12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개천시 일대 진료소 소속 의료일꾼이 기업소와 학교, 인민반 등을 돌며 위생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위생 선전 활동을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다. 또한 이들은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고 개별 질병 정보를 상세히 수집해 기록하는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실제 의료일꾼들은 환절기에 발생할 수 있는 호흡기 및 피부질환, 전염병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주면서 물 끓여 마시기와 손 자주 씻기 등 질병 예방을 위한 기본 위생 수칙 준수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주민 개개인이 어떤 질병을 앓고 있는지, 현재 상태는 어떤지, 치료는 받고 있는지 등을 면밀히 파악해 자료화하고 있는데, 의료일꾼들은 이에 대해 주민건강관리체계 구축 차원에서 이뤄지는 기초적인 정보 수집 활동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주민들 사이에서는 “의료일꾼들의 형식적인 활동에 불과하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위생 선전만 반복하면 무엇 하느냐, 정작 진료소에 가봐야 제대로 치료받을 수도 없다는 게 주민 대다수의 반응”이라고 전했다.
현재 개천시 내에는 수십 곳의 진료소가 있는데, 대부분이 기본적인 의료 장비나 구급약품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의사 1~2명과 간호사 3~4명가량 소규모 의료 인력으로 운영되는 진료소의 주된 업무도 예방접종이나 주민들이 개인적으로 구해온 주사약을 대신 놔주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의료일꾼들이 수시로 개개인의 질병 여부와 건강 상태 파악에 나서는 것에 부담을 느끼거나 “관리만 있고 도움은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수집보다 실질적인 치료 대책과 의약품 공급이 더 절실하다”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의료일꾼들의 활동이 과거보다 눈에 띄게 잦아진 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되고 있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진료소에 누가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요즘은 위생 선전이니 정보 수집이니 해서 의료일꾼들이 자주 얼굴을 비추니 국가가 주민 건강을 챙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는 사람들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주민들 속에서는 “이런 활동을 바탕으로 해서 아플 때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으면 좋겠다”, “실제로 주민들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길 바란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의사담당구역제의 역할 강화가 형식적인 위생 선전 활동과 정보 수집 사업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이것이 낙후된 보건의료 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의료봉사의 질을 높이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기대 심리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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