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오르며 집값도 올라…北 젊은 부부 ‘내 집 마련’ 부담 커

코로나19 때와 비교해 2~4배 상승…계층 간 격차 더 벌리고 젊은 세대 결혼 어렵게 만들어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 아파트
2019년 2월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의 아파트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일부 지역 집값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7일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함흥시 집 가격이 2~3배나 올랐다”면서 “부모와 따로 살고 싶어 하는 젊은 부부들이 적지 않은데, 집값 부담이 커져 분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함흥시 집값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기보다는 외화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과 식량·생필품 가격 인상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재 함흥시 도심의 70㎡ 아파트 한 채는 5만달러(한화 약 74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같은 규모의 아파트 한 채 가격이 1만 8000달러(약 2700만원) 수준이었으나 약 2.8배 오른 셈이다.

흔히 ‘땅집’으로 불리는 함흥시 외곽지역의 50㎡ 단층 주택 가격 역시 코로나19 이전 2000~7000달러(약 300~1000만원) 선에서 현재 3000~1만달러(450~150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상승 폭은 1.5배 정도로, 도심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코로나 이전에 비해 주택 가격이 2배가량 오르고, 오름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갓 결혼한 젊은 부부들이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젊은 부부들 대부분이 경제적 부담에 어쩔 수 없이 부모와 함께 살거나 남의 집에 ‘동거’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 동거는 다른 사람의 집에 세 들어 살면서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우리의 월세 형태 주거 방식을 말한다.

소식통은 “그동안에는 주로 양쪽이 함께 돈을 모아 집을 마련하거나 남자 쪽 또는 여자 쪽 중 형편이 되는 쪽에서 집을 장만하곤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벌이도 넉넉하지 않은데 집값까지 크게 올라 집 장만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돈대(환율)부터 시작해 물가가 정신없이 오르다 보니 집값도 훌쩍 뛰었다”면서 “시내를 조금 벗어난 지역들은 상승 폭이 크지 않지만, 시내 주택 가격은 대부분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2020년 7만위안(약 1500만원) 수준이던 혜산시 시내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급등해 현재 30만위안(약 6500만원)까지 올랐으며, 시내에서 10~20리 떨어진 외곽지역의 땅집은 2020년 1만~1만 5000위안(약 215~320만원)에서 현재는 1만 5000~2만위안(320~43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도심 아파트 가격은 코로나19 초기 때보다 약 4배 이상, 외곽지역 땅집 가격은 약 1.3~1.5배 오른 셈이다.

이 소식통은 “몇 년 전 집을 한두 채씩 사뒀던 돈주들은 집값이 오르면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지만, 지금 새로 집을 마련해야 하는 주민들은 부담이 커져 한숨만 쉬고 있다”며 “젊은 부부들도 보면 돈주 자녀들은 부모의 도움으로 집을 구해 살고 일반 가정의 자녀들은 남의 집을 빌려 사는데, 계층 간 격차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최근의 젊은 부부들은 독립된 생활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동거집을 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젊은 부부들의 동거 수요가 늘어나면서 혜산시의 동거 비용도 크게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동거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젊은 세대들이 아예 결혼 자체를 미루는 일도 적지 않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제는 집값이 오르면 더 오르지 쉽게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국 집값 상승은 돈주들과 일반 주민들 사이의 격차를 더 벌리고, 젊은 세대의 결혼까지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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