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 유치에 ‘광물 제공’ 카드…텅스텐·몰리브덴 거래 확대

대북 제재 금수 품목으로 지정되지 않은 광물 원료 거래 중심으로 중국인 투자자들 관심 끌어

북한 나선시 전경.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중국 투자자 유치를 위해 광물 원료를 대가로 제공하는 방식의 거래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닌 텅스텐과 몰리브덴을 중심으로 한 ‘틈새 거래’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나선시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최근 나선 일대 일부 무역 단위들이 중국 투자자들을 상대로 광산 개발과 설비 도입을 위한 투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투자 대가로 중석(텅스텐)과 수연(몰리브덴) 등 원료 형태의 광물을 제공하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월명무역회사를 비롯한 일부 무역 단위들은 임가공무역 허가를 받아 나선시 내에 중국과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임가공무역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광산 개발에 필요한 설비를 투자받고 그 대가를 광물로 지급하는 현물 상환식 거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런 무역 단위들은 투자 의향이 있는 중국인들을 상대로 굴착기와 혼합물 운반차, 중량 화물차를 비롯해 금(金) 가공 설비 등 필요한 장비 목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투자의 대가로 광물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현재 나선에서는 무역회사들이 형식적인 임가공 회사를 세우고 설비와 자재를 들여오는 대신 광물로 갚는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며 “중국 투자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가공품이 아니라 바로 유통이 가능한 광물 원료로 거래 조건을 맞춰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방식의 거래는 중국 투자자들의 수요와 맞물려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텅스텐과 몰리브덴은 첨단 산업과 국방 안보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데, 대북 제재 대상 품목도 아니어서 중국 투자자들이 해당 광물 거래에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얘기다.

텅스텐과 몰리브덴은 석탄, 철광석 등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에서 명시적 금수 품목으로 지정되지 않은 광물이다. 이 때문에 북한은 텅스텐과 몰리브덴을 외화 확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근 나선시 내 무역 단위들의 광물 거래 움직임을 두고 제재 환경 속에서의 외화벌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가공 단계를 최소화하고 원료 형태로 거래를 진행함으로써 유통 속도를 높이고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렇게 나선시를 중심으로 비(比) 제재 대상 광물 원료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단둥이나 창바이 등 다른 접경 지역과 비교해 이곳의 투자 유치 움직임이 훨씬 적극적이고 과감한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다른 지역들에 비해 나선은 회사 설립 절차도 비교적 수월한 편이고, 그래서인지 투자자들의 요구에 맞춰 거래 조건 자체를 유연하게 조정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대부분의 무역 단위가 가공 설비 부족을 겪고 있어 투자 유치 수요가 크다 보니 (중국 투자자들의) 요구 조건을 되도록 받아들이는 식으로 해서 거래를 빠르게 성사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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