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차 요구에 “돈 없으면 반값이라도 내라” 했더니 주먹질

혜산시 택시 운전자, 무료로 태워달라는 요구 거절했다가 봉변 당해…공포의 대상인 군인들

북한 평안북도 압록강변을 지나는 택시.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군인 2명이 무임승차 문제로 택시 운전자와 실랑이를 벌이다 폭행을 가하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얼마 전 혜산시의 한 택시 운전수가 군인들에게 폭행을 당해 코피가 터지고 얼굴 곳곳에 멍이 들었다”면서 “군인들은 5리(약 2㎞) 정도 되는 거리를 공짜로 태워달라고 요구했는데, 택시 운전수가 이를 거절하자 주먹을 휘둘렀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지난 18일 벌어졌다.

40대 택시 운전자 A씨는 혜산시 마산동 일대에서 승객을 태우려고 대기하던 중 군인 2명을 만났다. 이들은 연봉동에 가야 한다면서 무료로 태워달라고 요구했고, A씨는 “최근 연유(燃油) 가격이 오르고 수입도 줄어든 상황이라 무료 승차는 어렵다. 돈이 없으면 반값이라도 내라”고 답했다.

그러자 군인들은 “군대가 돈이 어디 있겠는가”, “돈이 있으면 왜 사정을 하겠느냐”며 재차 무임승차를 요구했다. 하지만 A씨가 “요금을 내지 않으면 태워줄 수 없다”고 끝까지 거절하자, 화가 난 군인들은 곧바로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당시 현장에 다른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군인들은 “군복을 입었다고 우습게 보느냐”며 말릴 틈도 없이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그러다 사람들이 고함을 지르며 모여들자 재빠르게 달아났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얼굴 부위에 큰 상처를 입어 며칠간 일을 중단해야 했다.

문제는 가해자인 군인들의 신원을 파악하기 어렵고, 실질적인 피해 보상 또한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오래전부터 이런 유사 사건이 반복됐으나 가해자 처벌이나 제대로 된 사후 조치 없이 묻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이번 사건 역시 마찬가지라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택시 운전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이 바로 군인들”이라며 “지나가는 차를 세워 돈을 요구하거나 차에 실린 짐을 내놓으라고 하는 일이 적지 않아 운전수들은 물론 택시를 이용하는 주민들도 군인들이 나타나면 먼저 겁부터 먹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군인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폭행을 가하거나 흉기로 위협하기도 해 이들을 맞닥뜨리는 데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번에 폭행을 당한 A씨 역시 군인들을 상대해야 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지만, 생계를 위해 조금이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군인들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결국 봉변을 당했다는 설명이다.

사건을 접한 주민 대부분은 “아무리 사정이 있다고 해도 폭력을 행사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며 군인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는 “군대라고 하면 도둑이 먼저 떠오르고, 군복 입은 군인을 보면 겁부터 난다”, “집에서는 곱게 자랐을 청년들이 군대에 가서 도둑질, 주먹질을 배우니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군 복무로 고생하는 군인들을 좀 도와줄 수도 있지 않느냐”, “군인들이 막무가내라는 걸 알면서 돈을 요구한 게 어리석은 것”이라며 택시 운전자인 A씨를 탓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일은 단순한 승차요금 시비를 넘어 군의 특권의식이 민간에 대한 폭력으로 표출된 사례”라며 “군인들이 사회 주민들에게 행사하는 폭력을 통제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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