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모내기철을 앞두고 북한 양강도에서 학생들의 농촌 동원 면제 문제를 둘러싸고 학부모들 사이에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7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당위원회는 이달 중순 도내 고급중학교(고등학교)들에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농촌 동원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도당은 공부를 잘해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학생은 공부를 시키는 게 옳다며 이번 지시를 ‘당의 교육 중시 사상 관철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도당이 제시한 면제 대상 선정 기준은 각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치러지는 시험 성적으로 알려졌다.
각급 학교는 평소에도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내세워 주 1회 또는 월 1회 과목별 자체 시험을 실시하는데, 도당은 이런 자체 시험 성적을 근거로 우수 학생 몇 명을 농촌 동원에서 제외하고 ‘학업 연속성 보장’이라는 특혜를 주도록 했다는 것이다.
소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여건을 보장해 준다는 취지이지만, 학부모들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면제 대상이 선정되는 게 아니다”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즉, 현재 촉발된 논란의 핵심은 면제 기준이 되는 학교 시험의 불투명성에 있다. 국가 차원의 통합 시험이 아니라 각 학교가 자체적으로 조직하는 시험이다 보니 교원의 자의적 평가나 개입 여지가 크고 심지어 성적 조작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교원들의 손에 면제권이 쥐어진 셈이라 결국에는 돈 있고 힘 있는 집 자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게 뻔하다는 게 학부모들의 말이다. 그래서 가뜩이나 자식을 고된 농촌 현장에 보내길 꺼리는 학부모들이 이번 지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서는 농번기마다 학생들을 농촌으로 보내 일손을 돕게 하는 동원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며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통상 고급중학교 학생들은 한 달가량 집을 떠나 동원된 농촌 현장에서 합숙 생활을 하며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말이 좋아 동원이지 학생들도 하루 노르마(노동량)가 정해져 있고, 그것을 못 채우면 합숙소로 갈 수 없다”며 “그냥 농장원이나 다름없을 만큼 학생들이 농장 노동력을 대체하고 있어 불쌍해서 못 봐줄 정도”라고 덧붙였다.
현지에서는 학생들의 열악한 동원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비객관적인 기준에 따른 면제 혜택은 되레 내부적으로 논란과 갈등만 부추길 뿐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