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9차 당대회 이후 지방 당 조직이 중앙에 보고하는 문건에 대해 전례 없이 강도 높은 검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한 형식 점검을 넘어 문장 표현과 수치, 지침 반영 여부까지 문제 삼아 문건을 대거 반려하면서 지방 당 간부들 사이에서는 “서류 한 장 잘못 올리면 끝날 수 있다”는 공포감 섞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중앙당은 지난달 말 전국 각 도당에 중앙에 올려보내는 문건 작성에 대한 실무 강습을 조직할 데 대해 지시하면서 9차 당대회 이후 문건 전반에 대한 고강도 검열을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지시는 9차 당대회 이후 당 비서국 중심으로 통치 체계가 재편되면서 지방 당 조직에도 더욱 엄격한 행정 절차와 문건 작성 기준을 요구하기 위해 내려진 것이다.
이에 따라 각급 당 조직의 중요 부서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집중 교육이 예고된 상태다.
실제로 문건 검열이라는 중앙당의 지시가 내려진 뒤 평안남도 평성시당을 비롯한 지방 당 조직들에는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근 각 도·시·군 당 조직에서 중앙당에 올린 문건 가운데 상당수가 통과되지 못하고 반려되고 있고, 그 비율이 무려 90%에 육박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단순한 서류 보완 요구가 아니다”며 “정치적 생명을 담보로 문장 표현 하나와 수치 하나까지 문제 삼는 식의 ‘현미경식 검열’”이라고 했다.
과거에는 일부 서류상 미비점이 있어도 상급 기관과의 인맥이나 뇌물 등을 통해 무마되는 경우가 있었으나 지금은 중앙당 지침과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가차 없이 문건이 반려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문건 검열 기준이 이처럼 크게 강화된 배경에는 9차 당대회 이후 김정은 중심의 통치 기조를 행정적으로 철저하게 뒷받침하려는 소위 ‘행정 결벽증’에서 기인한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특히 지난달 22일 중앙에 올라간 문건들이 대거 반려되는 일이 있었는데, 이는 평양의 간부들 사이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평가됐다. 해당 사건은 하부 기관들이 문건 작성 시 혹여나 실수가 발생하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9차 당대회 이후 중앙에 올린 문건이 거꾸로 내려오는 순간 해당 문건을 작성하거나 승인한 간부는 곧바로 즉시 무능력자 또는 사상적 태만자로 낙인찍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평가는 직위 해제나 혁명화 조치로 이어질 수 있어, 전국의 간부들이 서류 한 장을 올리는 데 며칠씩 밤을 새우며 매달리고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서 혁명화란 간부를 지방의 생산 현장으로 보내 강제 노역과 사상 재교육을 병행하는 북한식 처벌·단련 방식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지방 당 간부들 사이에서는 불만과 공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도·시·군 당 간부들 사이에서는 ‘문건 검열 문턱이 너무 높아 아스라한 절벽과 같다’, ‘차라리 당에 불려 가 질책을 받는 게 낫지, 서류가 반려되는 순간 운명이 바뀐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특히 군인 출신 간부들은 더욱 까다로워진 당의 행정적 검열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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