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대신 금장으로…생계난에 10대 청소년들까지 금 채굴

“밥도 주고 돈도 벌 수 있다"는 말에 금장으로 향하는 청소년들…20~30대 청년들도 눈에 띄게 증가

압록강변에서 사금을 채취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사진=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콰이쇼우(快手) 화면캡처

최근 북한 일부 지역에서 생계난으로 인해 10대 청소년들까지 ‘금장’(금 채굴장)으로 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에도 돈을 벌기 위해 금을 캐는 청소년들이 있었지만, 최근처럼 금장에 나서는 청소년들이 많은 것은 예년과는 다른 양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복수의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최근 생계 해결을 위해 금장으로 나서는 주민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심지어 학교에 가야 할 10대 청소년들까지 금장으로 몰릴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가정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생계난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금 채굴에 나서는 것은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다. 장사로 돈벌이가 어렵거나 밑천이 없어 장사에 나서지 못하는 주민들이 노동력만으로 벌이가 가능한 금 채굴 현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지금도 생계난이 지속되면서 금 채굴에 나선 주민이 적지 않은데, 다만 눈에 띄는 점은 예년과 달리 10대 청소년들이 채굴에 나서는 일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생활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은 부모를 돕기 위해 돈벌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아이들이 학교 대신 금장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교에 가도 과제 명목으로 요구되는 돈이 많고,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면 집으로 돌려보내니 아이들이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한다”며 “과제를 내지 못하면 생활총화 시간에 비판 대상이 되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학교 가기를 아예 포기한다”고 덧붙였다. 

또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회령시에 거주하는 15세 A군은 할머니와 생활하고 있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워 지난달부터 금 채굴에 나섰다. 

A군은 “할머니가 나이가 있어 돈을 벌지 못하다 보니 겨울에도 밭에 나가 언감자를 주워 생계를 이어왔다”며 “금장에 가면 식사를 제공받고 돈도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양강도 혜산시 외곽에 거주하는 17세 B군 역시 대봉광산 인근에서 금을 캐며 하루 일당과 식사를 챙기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B군은 생활이 너무 어려워 학교를 거의 다니지 못하다가 금장에 나간 지 2년이 된다”며 “요즘에는 자신이 번 돈을 부모들에게 드려 생계에 보태면서 집안 형편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북한 주민들의 생계난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청소년들까지 학업을 포기하고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 일부 담임 교사들은 장기 결석하는 학생의 가정을 직접 방문하기도 하지만, 열악한 가정 형편을 확인한 뒤 말을 잇지 못하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 금 채굴에 나서는 20~30대 청년도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장사 밑천이나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 채굴에 나서고, 자신이 채굴한 금을 직접 판매해 수익을 높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6개월간 금을 캔 청년들이 1만 위안(한화 약 213만 원) 이상을 벌어들인 사례도 있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금맥을 제대로 찾으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며 “금값이 1g에 800위안으로 높은 편이라 단기간에 목돈을 모을 수 있어 요즘 금장으로 몰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청년들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직장에 8·3 노동자(직장에 소속돼 있지만 출근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경제활동을 해 일정 금액을 직장에 납부하는 사람)로 등록하고 금 채굴에 나서고 있다. 

소식통은 “생활 형편이 좋은 가정의 청년들은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돈 걱정을 덜 하지만 그렇지 않은 청년들은 결혼과 생계 등을 자체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그래서 20~30대 청년들이 금장으로 몰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국가 차원의 실질적인 생계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금 채굴장으로 향하는 청소년과 청년들의 발길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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