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9차 당대회에서 ‘지방공업공장의 현대화’와 ‘인민소비품(생활필수품)의 국산화’가 핵심 과제로 제시된 가운데, 당국이 세제 및 문구류 등에 대한 수입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무역 부문에 정통한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북한의 중앙 무역지도국의 승인에 따라 무역회사가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에게 보내는 주문 목록에 샴푸, 비누, 세제, 문구류 등의 품목이 대거 축소되거나 삭제됐다. 또 과자와 사탕 등 당과류, 음료도 대상 수입 품목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진다.
생활 소비재 품목 위주의 수입 통제가 강화되는 흐름으로 읽히는데, 이는 북한 당국이 강조해 온 ‘자강력’과 ‘국산품 우선주의’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 당국은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새롭게 건설된 지방공업공장에서 생산한 국산품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생활필수품 수입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무역기관들은 원료 수입은 유지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반면 특수 품목을 제외한 생필품 수입은 크게 줄이는 추세다. 무역지도국도 수입품 승인 과정에서 “우리식 제품으로 충분히 보장된다”는 이유로 생필품 수입을 허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전국 각지에 건설된 지방공업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중국산 제품 수입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세제, 비누는 물론 문구류 역시도 이 같은 이유로 수입이 제한되고 있다. 앞서 9차 당대회 보고에서 ‘새 세대 교육환경 개선’ 정책의 일환으로 국산 학용품 공급 확대가 강조되면서 중국산 문구류는 사실상 수입 대상 품목에서 제외되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과자나 사탕 등 당과류와 음료도 북한 내 지방공업공장에서의 생산 확대가 강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수입도 갈수록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 북한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소식통은 “그동안 인민소비품 수입이 통제될 때마다 시장 가격만 상승했다”며 “게다가 이미 수입산 제품의 품질에 익숙한 주민들이 질 낮은 국산 제품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그동안 국산품 소비를 내세워 수입품의 사장 유통을 통제해왔지만, 단순한 단속만으로는 시장의 수입품 수요를 줄이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원천적으로 수입 자체가 되지 않도록 해 수입품 공급을 축소하려는 것인데, 벌써부터 이런 움직임에 대한 비판적 반응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다만 평양 내 대형 백화점과 외화상점 등에는 여전히 고가의 수입 생필품이 원활하게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반 주민들만 수입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지방공업공장의 생산을 늘리고 주민들의 국산품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수입품을 통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은 비싼 수입품을 사용한다”며 “결국 수입 제한 조치는 일반 주민들의 선택지만 줄이는 것”이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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