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함경북도 경성군의 병원에서 근무하던 20대 간호사가 스스로 직업을 포기하고 보위부 산하 외화벌이 사업소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어렵게 얻은 간호사 직업을 내려놓고 외화벌이를 선택한 것은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도 충격적인 일로 회자되고 있다.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25일 “군(郡) 병원에서 근무하던 20대 간호사가 일을 그만두고 청진에 있는 보위부 산하 외화벌이 사업소에 들어가 가발을 만들고 있다”며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간호사 직업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 주변에서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0대 간호사 A씨의 부모는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에도 가정교사를 붙여 그를 공부시켰고, A씨가 경성군에 있는 간호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대학 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등 오랜 기간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를 해왔다.
대학 졸업 후 A씨는 곧바로 군 병원에 배치됐고, 이 소식을 들은 이웃 주민들은 “이제야 그 집도 한숨 돌렸다”라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A씨는 이렇듯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북한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으로 여겨지는 간호사가 돼 군 병원에서 2년 넘게 근무해 왔다. 하지만 그는 반복되는 노력 동원과 각종 세외부담에 큰 회의를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간호사들은 병원 업무 외에도 건설 지원과 각종 노력 동원에 수시로 내몰려 ‘간호사는 돌격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의사들이 돌격대에 나가는 경우는 현장 치료를 위한 것이지만, 간호사들은 일반 돌격대원들과 다름없이 막일(막노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시로 부과되는 각종 세외부담은 A씨가 간호사라는 직업을 그만두기로 결심하게 된 주요한 원인이 됐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소식통은 “애국미와 인민군 지원, 학교 지원 명목의 현금 부담이 반복적으로 요구됐고, 파철과 동(구리) 수집 과제는 물론 병원 현대화 비용까지 개인에게 할당되면서 부담이 더욱 가중됐다”며 “결국 A씨는 간호사 직업을 내려놓고 가발을 생산해 내보내는 보위부 산하 외화벌이 사업소로 자리를 옮겼다”고 말했다.
간호사를 그만두고 외화벌이 사업소로 들어가겠다는 A씨의 말에 부모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전문직에 종사해 안정적인 삶을 살기를 바라며 오랫동안 자식을 뒷바라지했는데 결국에는 가발을 만드는 외화벌이 사업소로 가겠다니, 그의 부모는 깊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소식을 접한 이웃 주민들 역시 A씨의 결정에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면서 반복되는 국가의 노력 동원과 세외부담 부과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끝없는 노력 동원과 세외부담에 대한 염증은 이미 전사회적으로 퍼진 상태”라며 “주민들은 국가에서 공급해 주는 것은 거의 없는데 각종 명목으로 개인들에게 부담만 떠넘기니 차라리 조금이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외화벌이 분야를 선택한 것 아니겠느냐며 혀를 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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