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한 그릇에 7만원…명절 연휴 외식 풍경에 실감한 ‘빈부격차’

인프라 확대와 소비 인식 변화로 외식 인구 늘었지만, 서민층에게는 넘기 힘든 ‘경제적 장벽’ 확인시켜

북한 평양의 한 단고기(개고기) 식당.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에서 김정일 생일(2월 16일)과 음력설 등 연이은 명절을 맞아 외식에 나서는 주민들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런 외식 풍경은 주민들의 생활 수준 격차를 실감하게 하는 단면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전언이다.

23일 복수의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2·16과 설 명절 연휴 기간 수도 평양과 평안남도 평성, 평안북도 신의주 등 주요 도시 시내 중심가 식당들이 가족 단위 손님들로 북적였다.

최근 북한에서는 평상시에도 가족, 친구들과 함께 외식을 즐기는 문화가 크게 확산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식당·편의시설 등 생활 인프라 시설 확대가 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과거 검소와 절제가 미덕으로 강조됐던 사회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신의 경제적 여유를 숨기지 않고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 또한 외식 문화 발달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외식 풍경은 주민들 사이의 빈부 격차를 실감하게 하는 단면으로도 읽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규모 장사나 일당벌이에 의존하는 주민들의 소득으로는 고가의 외식 비용을 감당하기에 상당한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시내 중심에 있는 식당에서 고기 한 점 올라간 국수 한 그릇을 먹자고 해도 1인당 (북한 돈) 7만원 정도가 든다”며 “세 식구가 외식을 한다고 하면 20만원이 넘으니 비교적 여유 있는 주민들이나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평안남도 소식통 역시 “식당에 가보면 누가 여유가 있는지 바로 드러난다”며 “애초에 식당 안에 들어서지도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식당 안에서도 소비 정도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 경제력의 차이가 한눈에 느껴진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최근 확산하고 있는 외식 문화 이면에는 소규모 장사나 일당벌이에 의존하는 일반 주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명절 외식 풍경이 오히려 주민들 사이의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씁쓸한 단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양 소식통은 “더 이상 국가가 강조해 온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사회’라는 서사는 통하지 않는다”며 “명절 외식 풍경은 단순한 소비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북한) 사회의 평등 담론이 현실과 괴리돼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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