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기관·군부대 등에 밀가루 공급돼…주민들 “차라리 쌀을…”

주민들 속에서는 기대감과 함께 아쉬움 섞인 반응도 나와…"지금은 일상적 식량 안정이 무엇보다 절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4년 11월 7일 전국 밀가루 음식 전시회가 열렸다며 “이번 전시회는 당의 숭고한 뜻대로 가까운 시일 안에 우리 인민들의 식생활을 백미밥과 밀가루 음식 위주로 전환시키는 데 기여하기 위하여 열렸다”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일 생일(2월 16일)을 앞두고 권력기관과 군부대, 탄광 등에 밀가루가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밀가루보다 쌀이 우선”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14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함흥시에서는 러시아산 밀가루가 대량으로 수입됐다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함흥시에서는 김정일 생일(2월 16일)을 앞두고 당위원회, 보위·안전기관, 군부대, 탄광 등 주요 기관과 생산 단위를 중심으로 밀가루가 공급되고 있다. 공급 가격은 장마당 시세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반을 대상으로도 밀가루가 공급된다는 포치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공급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주민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소식통은 “최근 밀가루 수입 소문에 이어 일부 기관들에 실제 공급이 이뤄지고, 인민반들에도 밀가루가 공급될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은 식량 걱정을 조금은 덜게 됐다며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권력기관은 원래도 먹고 사는 게 걱정이 없는데, 늘 우선 공급 대상이 된다”, “이럴 때만큼은 일반 가정들에 먼저 줬으면 좋겠다”는 불만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또 한편에서는 “조선 사람은 밥을 먹어야 힘을 쓴다”, “밀가루를 수입해서 줄 바에 차라리 쌀을 수입하는 게 훨씬 낫겠다”라는 말도 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반응이 나오는 배경에는 공급 물량의 한계도 자리하고 있다. 실제 현재 권력기관이나 군부대, 탄광들에 공급된 밀가루의 양은 평균 5㎏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식구들이 넉넉히 먹을 수 있을 만큼 밀가루를 공급해주면 쌀과 바꿔 먹든 그대로 소비하든 누구나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5㎏로 며칠간 꽈배기나 지짐 같은 것을 해 먹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가끔 특식으로 먹기 좋은 음식이지 매번 해 먹을 순 없는 음식이라 밀가루 공급에 대한 반가움은 잠시이고, 그래서 쌀을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21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인민들에게 흰쌀과 밀가루를 보장함으로써 식생활을 문명하게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조건을 지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그해 12월 열린 제8기 제4차 당 전원회의에서 “우리 인민의 식생활 문화를 흰쌀밥과 밀가루 음식 위주로 바꾸는 데로 나라의 농업 생산을 지향시키기 위한 방도적 문제들”을 밝히는 등 밀가루 중심의 식생활 구조 개편을 정책화하기도 했다.

밀가루 중심의 식생활 전환 정책은 러시아와의 밀착이라는 북한의 대외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다만 수십 년간 고착된 쌀·옥수수 위주의 식문화를 단기간에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어, 당국의 정책과 현실 사이에 여전히 큰 괴리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식통은 “지금은 뭐니 뭐니 해도 주민들의 일상적 식량 안정이 더 절실한 문제”라며 “국가가 인민생활을 향상시키겠다며 여러 가지 일들을 많이 벌리고 있긴 하나 가장 중요한 주민들의 식량 문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최근 러시아에서 수입된 밀가루 상당량이 주민 공급용이 아니라 식료공장의 원료 보장용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2·16과 4·15를 계기 선물 공급을 위해 러시아에서 밀가루를 들여온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며 “그 외에 과자나 빵 완제품을 만들어 판매함으로써 국가가 수익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NK뉴스는 지난달 27일 러시아 수의관측소 시베리아 지부 보도자료를 인용해 쿠즈바스 지역의 노보쿠스네츠크 시에서 생산된 밀가루 540톤이 1월 3·19·20일 품질검사를 거쳐 북한에 운송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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