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형 교수방법’으로의 전환 요구하지만, 현장에서는 “쉽지 않다”

토론 통해 결론 찾도록 하는 교육 강조…사회과목 교원들 “혁명역사 내용 두고 토론하게 하냐" 토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9월 13일 “교수내용과 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토의를 심화시키고 있다”라면서 서성구역 중신고급중학교를 강조했다./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교육 당국이 교사 중심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자율적 탐구와 토론을 강조하는 이른바 ‘연구형 교수방법’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교육 여건과 주입식 교육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교과 특성 등 여러 문제에 교수방법 전환이 쉽지 않다는 현장의 비판이 나온다.

10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어랑군 교육부는 지난달 30일 군내 고급중학교(고등학교)들에 연구형 교수방법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 수준을 높일 데 대한 지시를 하달했다.

이는 기존의 주입식 교수방법에서 연구형 교수방법으로 전환하라는 교육 당국의 방침이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최근 교원들에게 교과 내용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방식 대신 문제를 제시한 뒤 학생들이 스스로 자료를 찾고 토론을 거쳐 결론을 도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원의 역할도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습 조력자이자 연구 안내자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거 북한의 교육은 교원이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을 학생들이 그대로 받아들여 단순 암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새롭게 제시되고 있는 연구형 교수방법은 교원이 제시한 과제를 학생들이 스스로 실험하고, 탐구하고, 분석하고, 토론하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실제로 북한 교육 당국은 연구형 교수방법으로 전환하려는 핵심 취지가 학생들의 능동적인 학습력과 응용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모든 과목에 연구형 교수방법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식통은 “과거에는 교원들이 일방적으로 학생들을 깨우쳐주는 것이었다면 현재는 학생들 간 토론을 중심에 둔 수업을 요구하고 있는데, 현장에서는 교과목에 따라 적용 수준이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사회과목의 경우에는 토론형 수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북한 사회과목의 교과 내용은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찬양과 최고지도자 우상화에 치중돼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내용을 두고 학생들이 찬반을 나눠 토론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얘기다.

소식통은 “수학, 물리, 화학 같은 과목은 형식적으로라도 토론하는 흉내라도 낼 수 있지만, 혁명역사는 도저히 그럴 수 없다”며 “사회과목 교원들은 교장·부교장 등이 교수 참관을 온다고 하면 어떻게 수업을 해나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한다”고 전했다.

한편, 교육 당국이 연구형 교수방법을 강조하면서 교원들의 부담도 한층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형 교수방법 도입을 명분으로 교수 참관, 교재연구토론회, 분과 토의 등 각종 평가와 회의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연구형 교수방법 전환으로 불필요한 회의만 반복되고 있다거나 이런 방식으로 교원 역량이 높아질 수 있겠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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