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선전차 시동 안 걸려 운전수도 당 선전비서도 ‘곤혹’

당대회 앞두고 선전선동 강화에 압박·부담 가중…차량 수리에 연료까지 책임지는 운전수들 긴장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월 7일 “평양시와 황해북도, 남포시에서 방송선전차 출동식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 사진=노동신문·뉴스1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 곳곳에서 선동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황해남도 해주시에서 방송선전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아 차량 관리를 담당하는 운전수(운전사)는 물론 당 선전비서도 곤혹스러운 일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9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은 “지난달 30일 해주시 당위원회 소속 방송선전차가 아침 출근길 선전에 나서야 하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며 “출근길 선전은 무조건 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날 선동을 맡은 기동대원들이 차량을 직접 밀어야 했다”고 전했다.

차량을 15분가량 밀고 가니 간신히 시동이 걸렸고, 이에 이날 출근길 선전은 큰 문제 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동대원들이 차량을 밀고 가는 모습을 주민들은 물론 시당 간부들도 목격하면서 선전비서가 지적을 받게 됐다.

소식통은 “선전선동을 강화하라는 주문이 있었다 보니 당 간부들도 신경이 곤두서 있다”며 “방송선전차의 음향 출력이 조금만 낮아도 간부들이 선전부에 전화를 걸어 ‘왜 오늘 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느냐’고 따져 묻기도 하는 등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선전부에 압박이 가해질수록 선전비서의 잡도리도 심해지고 있다. 실제 해주시당 선전비서는 이번 일로 지적을 받고 난 뒤 방송선전차 운전수를 불러 내 차량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호되게 질타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고장 차량에 대한 정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방송선전차 관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운전수 몫”이라며 “문제가 있다고 상급에 보고해도 위에서는 ‘빨리 고쳐라’라는 말만 할 뿐 수리에 필요한 부품이나 비용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부품 교체나 수리비는 운전수 개인이 온전히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고, 여기에 더해 운전수는 차량 운행에 드는 주유비까지도 필요한 경우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전언이다.

차량 연료는 시·군 단위에서 간헐적으로 보충해 주기도 하지만, 선동 활동이 강조될수록 차량 운행 횟수가 늘어나고 그렇게 되면 연료도 보충해 준 것 이상 더 들기 때문에 운전수 개인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로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선동 활동이 쉴 틈 없이 이어지고 있어 방송선전차 운행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주유비가 평소보다 많이 들고 심지어 노후로 인한 고장 위험도 증가하고 있어 운전수들이 긴장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렇게 사회적으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특수한 시기만 아니면 방송선전차 운전수는 차량으로 당 간부들의 물건을 운반해 주고 수고비를 챙기면서 그들과 인맥을 넓힐 기회가 있다는 큰 장점이 있는 자리로 꼽힌다.

소식통은 “방송차가 사실상 간부들의 차량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차량 수리나 기름값에 부담이 있어도 운전수 자리를 노리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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