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함경남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대성을 찬양하는 영화문헌 학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학습 도중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꾸벅꾸벅 존 청년들이 정치적으로 강하게 문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이달 초부터 함흥시를 비롯한 각 지역 기업소들에서 원수님(김 위원장)의 업적을 주제로 한 영화문헌 학습이 집중적으로 실시되고 있다”며 “직장에 연구실이 있는 곳은 직장 연구실에서, 시급 단위는 시 연구실에서, 도급 단위는 사적관에서 학습이 진행되고 있는데, 학습 도중 일부 청년들이 졸았다는 이유로 사상투쟁회까지 조직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학습이나 강연회 중 졸거나 옆 사람과 잡담하면 강연자가 주의를 주는 수준에 그쳤지만, 최근 당국은 이런 행위를 심각한 정치적 문제로 연결 지어 사상투쟁 무대에 세우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화문헌 학습은 최고지도자의 혁명 활동이나 업적을 담은 기록영화를 시청하며 그의 영도력과 위대성을 찬양하고 충성심을 다지는 사상교육을 말한다.
최근의 영화문헌 학습에서 상영되는 기록영화 역시 김 위원장이 인민 생활 향상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심하고 있다는 것, 그의 지도에 따라 농촌에 살림집이 지어지고 지방공업공장이 건설되고 있다는 것을 부각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체제 선전과 결속의 강력한 도구가 되는 이런 학습에 모두가 참여하도록 하고 있지만, 매번 반복되는 찬양 일색 메시지에 피로감을 느끼는 주민들은 학습에 형식적으로만 참여할 뿐 집중하지 않고 있다.
이에 당국은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에서 학습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이들을 내세워 사상투쟁회를 조직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함흥시의 한 기업소 당위원회는 지난 17일 영화문헌 학습 도중에 졸았다는 이유로 직맹원 1명과 청년동맹원 2명을 강하게 문제 삼고, 오는 31일 이들을 내세운 사상투쟁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함경남도 내 다른 기업소에서도 이와 같은 이유로 사상투쟁회가 잇따라 조직되고 있으며, 구성원들에게는 투쟁 대상으로 지목된 이들에 대한 비판을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지시까지 내려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앞서 도당위원회가 “몸만 앉아 있는 형식적 참가 태도를 뿌리 뽑으라”고 강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만연해진 사상적 해이와 느슨해진 기강을 다잡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학습에 나오기만 하면 됐지만 요즘에는 잘 보고 듣고 있는지까지 들여다본다”며 “딴청을 부리거나 잠깐이라도 졸면 바로 사상적으로 문제 삼는 분위기”라고 했다.
다만 주민들, 특히 청년들은 겉으로는 긴장한 척하면서도 뒤에서는 냉소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모든 조직에서 토요일마다 주 생활총화를 하고 매월 마지막 주에는 월 생활총화를 하고 그때마다 반드시 호상(상호)비판을 해야 한다”며 “매번 비판 대상을 누구로 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인데, ‘비판할 대상을 정해주니 편하다’, ‘비판할 대상이 생겨서 좋다’는 비아냥 섞인 반응이 청년들 사이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일부 청년들은 “학습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커피를 마셔야 한다”는 농담을 하며 당국의 강경 대응에 불만을 표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학습이나 강연회가 있으면 그냥 몸만 가서 앉아 있으면 된다는 인식이 이미 굳어진 지 오래”이라며 “사상투쟁회 같은 것으로 경각심을 준다고 해서 진심 어린 참여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