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에서 결혼하지 않으려는 청년들이 늘어나자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이하 청년동맹)이 미혼 청년들을 대상으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한 담화(면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청년들은 “국가가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해 주지도 못하면서 결혼하라고 부추긴다”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22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 16일 화대군의 한 직물공장 청년동맹 위원장이 미혼 청년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와 결혼에 대한 애로사항이 없는지 물었다”며 “최근 들어 미혼자가 계속 늘어나자 상부에서 청년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해 보고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근 북한에서는 마흔에 가까워져도 결혼하지 않는 청년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렇게 북한의 청년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것은 역시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집을 마련하기도 힘들고, 현재 소득으로는 생활비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서른이 지나도록 결혼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다고 봤지만, 지금은 서른이 넘어서 결혼하는 게 자연스럽다”며 “집안이 가난해서 결혼 자체를 생각하지 못하는 청년들도 있고, 혼자는 먹고살 만해도 결혼하면 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데 대한 부담 때문에 결혼을 미루는 청년도 많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연인이 있지만 결혼을 미루고 있는 화대군의 한 30대 후반 청년은 “온 가족이 나서서 몇 년 동안 장사를 해도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결혼 얘기를 꺼낼 수 있겠냐”며 “집 문제만 해결돼도 청년들이 서둘러 결혼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결혼하면 반드시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뿌리내려 있는 것도 청년들의 결혼 기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식통은 “나이 많은 사람들은 결혼하고 아이를 안 낳을 거면 아예 식을 올리지 않는 게 낫다고 말한다”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와 압박 때문에 청년들이 부담스러워서 결혼을 미루기도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화대군 직물공장의 청년들은 결혼을 주제로 청년동맹 위원장이 직접 담화에 나선 것을 두고 싸늘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가 경제적인 어려움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결혼만 재촉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는 얘기다.
실제로 공장 청년들 속에서는 “담화를 한다고 집이 생기냐, 쌀이 생기냐. 지금 상황에서 결혼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굶어 죽으라는 말로 들린다”, “경제난이 해결되지 않는 한 결혼은 사치다”, “집이라도 국가에서 마련해주면 누가 결혼을 안 하고 싶겠냐”는 말들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청년동맹 간부들은 이번 담화를 통해 청년들의 결혼을 독려하고 싶었겠지만, 결론적으로 경제난으로 결혼을 미룰 수밖에 없는 현실만 확인하게 됐다”며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한 결혼도 출산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