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가족이 몰래 찍은 사진 한 장, 보위부 연쇄 체포 불렀다

감시와 압박에 돈 수령도 거부하고 보위부에 신고…심부름꾼에 이어 송금 브로커도 결국 붙잡혀

북한 국경 지역의 보위부 청사.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송금 브로커로 활동하던 한 주민이 시 보위부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민 가족이 송금 브로커의 심부름꾼을 몰래 휴대전화로 촬영해 보위부에 신고하면서 심부름꾼은 물론 송금 브로커도 잇따라 체포됐다는 전언이다.

19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 9일 회령시의 송금 브로커 A씨가 시 보위부에 붙잡혔다”며 “앞서 그의 심부름꾼이 탈북민 가족의 신고로 보위부에 체포되면서 A씨까지 연쇄적으로 체포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말 중국에 체류 중인 한 탈북민으로부터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는 직접 움직이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라 제3자인 심부름꾼을 통해 해당 탈북민 가족에게 돈을 전달하려 했다.

실제로 A씨가 고용한 심부름꾼은 돈을 가지고 해당 탈북민 가족을 찾았다. 하지만 탈북민 가족은 “요즘 보위부 단속이 너무 심해 받을 수 없다”며 돈 수령을 거부했다. 심부름꾼이 여러 차례 설득도 했지만, 탈북민 가족의 완강한 거부로 끝내 돈은 전달되지 못했다.

탈북민 가족은 이와중에 돈을 전달하러 온 심부름꾼의 모습을 몰래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그가 돌아가고 난 뒤 보위부에 즉각 신고하며 촬영한 사진을 넘겼다.

소식통은 “최근 보위부가 중국 손전화(휴대전화)를 사용해 돈벌이하는 주민들을 색출하는 데 혈안”이라며 “대표적인 게 바로 송금 브로커인데, 보위부는 그들과 연계돼 있을 가능성이 큰 탈북민 가족에 대한 감시 또한 강화하면서 돈을 전달하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즉시 신고하라는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탈북민 가족도 워낙 촘촘한 감시에 설령 돈을 받게 되더라도 보위부에 걸려들어 몰수될 게 뻔하다고 보고, 감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보자는 생각으로 돈도 받지 않고 적극적으로 신고에 나선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보위부는 이 탈북민 가족이 건넨 사진을 토대로 곧장 수사에 착수해 불과 며칠 만인 지난 6일 심부름꾼이 사는 곳을 불시에 들이쳐 그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뤄진 조사 과정에서 심부름꾼은 자신에게 돈 전달을 시킨 송금 브로커 A씨에 대한 정보를 털어놨고, 끝내 A씨 역시 보위부에 체포됐다.

소식통은 “탈북민 가족이 은밀히 촬영한 사진 한 장을 단서로 심부름꾼과 송금 브로커가 연쇄적으로 보위부에 체포된 이번 사건은 보위부의 촘촘한 감시와 더불어 보위부가 주민들에게 심어놓은 공포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죽했으면 탈북민 가족이 돈을 눈앞에 두고도 받지 않고 사진을 몰래 찍어 신고했겠느냐”면서 “그만큼 탈북민 가족에 대한 보위부의 감시와 압박이 크다는 것이고, 현재 흐름을 볼 때 앞으로 탈북민 가족뿐 아니라 일반 주민들에 대한 감시와 신고 압박도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