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터뷰] “주민들 안정되길” 안전원 새해 소망에 담긴 속사정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5년 11월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창립 80주년을 맞는 사회안전성을 전날(18일) 방문하고 사회안전군 장병들을 축하 격려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사회 통제가 날로 강화되면서 최전선에서 주민들과 부딪치며 체제 수호의 칼날 역할을 하는 안전원들의 업무도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사회안전성 창립 80주년이라는 대대적인 명분 아래 각종 정치행사와 내부 검열이 빗발치며 안전원들에게는 더욱 고단했던 한 해로 기억되고 있다.

단속이라는 막강한 권한으로 알게 모르게 주민들에게서 뇌물을 챙길 수 있어 소위 ‘먹을 알’이 있는 선망의 직업으로 여겨졌던 안전원. 하지만 만성적인 경제난 속에 주민들의 생활 여건도 척박해지면서 뇌물로 뒷주머니를 챙기며 호의호식하던 시절도 이제는 옛이야기가 됐다. 민생 침체의 장기화가 단속기관 종사자들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주민들을 감시·단속하면서도 또 주민들을 통해 먹고사는 모순적인 구조에서 안전원들은 올해가 어떤 한 해로 기억되길 바라고 있을까. 데일리NK는 새해를 맞아 함경북도의 안전원을 통해 정복 속에 감춰진 그들의 속사정과 “주민들의 삶이 나아져야 우리도 좋다”는 솔직한 고백을 들어봤다.

다음은 함경북도 안전원과의 일문일답

-지난해를 돌아볼 때 안전원으로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지난해에는 사회안전성 창립 80돌 정주년 때문에 내적으로도 검열이 심했고, 외적으로도 단속·통제 사업 크게 늘었다. 담당구역 단속, 야간 집중단속, 숙박검열까지 하루하루가 정말 복잡하고 바빴다. 경제가 살아나지 못하고 인민 생활이 낙후하다 보니 우리 사법기관 일꾼들에게 들어오는 뇌물도 예전처럼 활발하지 않다. 뇌물이 들어온다고 해도 질이 떨어져 우리도 생활적으로 더 힘들어졌다. 전반적으로 매우 피곤한 한 해였다.”

-노동신문 보도를 보니 사회안전성 80주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사회안전성을 찾아 사회주의 제도 수호라는 사회안전기관 본연의 사명을 강조했던데.

“정주년을 계기로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외세의 침입은 인민군대가 맡고, 내부 수호전은 우리 국가안전보위기관이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하시면서 다시금 당과 수령의 믿음을 심어주며 격려하셨다. 안전보위일꾼들이 제 역할에 더욱 힘쓰라는 말로 들렸다. 그래도 치하 말씀을 들었을 때는 안전원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긴 했다.”

-고단한 한 해가 가고 새해가 밝았는데, 소망이랄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솔직히 말해 전쟁이 일어나 우리가 이기고 한국의 발전된 경제력을 국유화할 수 있다면 한동안이라도 잘 먹고 잘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면 중국처럼 개방 경제 정책을 펼쳐 경제를 일으켜 세우고, 사람들이 들볶이지 않고 안정되게 살 수 있으면 한다. 사람들이 좀 편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은 누구나 바라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사람들의 삶이 나아져야 우리도 좋다.”

-한국의 이재명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계속 외치고 있다. 새해에는 남북관계에 변화가 있기를 바라나?

“한국 정부가 우리와 관계를 개선하려고 한다는 것은 그저 ‘그러는 척’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기 조선(북한)을 다녀갔을 때도 실제로 아무 변화가 없었다. 지금은 원수님께서 한국을 통일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셨고, 적대국이고 두 개의 나라라고 규정하셨으니, 앞으로 대화나 협력은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래서 한국 정부의 말은 조금 구차하게(비굴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