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맞아 외국어 과외 열풍…단속·통제에도 교육열 뜨거워

소도시 교외 지역 학부모들은 자녀들 시내로 원정 보내…외국어 능력이 곧 기회 확보로 인식돼 수요 ↑

평양 대성구역 ‘6월9일룡북기술고급중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 홈페이지 화면캡처

최근 북한에서 겨울방학을 맞아 외국어 과외 열풍이 불고 있다. 당국의 사교육 단속과 통제에도 외국어 과외는 사실상 필수로 인식되는 분위기라, 지방 소도시에서도 교외 지역의 학부모들이 자녀를 시내 중심지로 보내 과외를 시키는 등 외국어 교육열이 뜨겁게 일고 있다는 전언이다.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서 사교육 열풍은 대도시를 넘어 지방 소도시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이미 지방 소도시에도 미디어 기기를 통해 외국어를 스스로 학습하는 학생들이 있고, 여기에 더해 개인 과외까지 받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겨울방학에 접어들면서 그 수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방 소도시 교외 지역의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를 시내 중심에 있는 친척이나 지인 집에 보내 그 집에서 숙식하게 하면서 외국어 과외를 받게 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으로 여건이 되는 학부모들은 아예 방학 동안 자녀를 시내로 보내 집중적으로 외국어를 배우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과외 학습이나 비용도 점점 체계화되고 있다. 과외는 보통 하루 두 시간씩 주 3~5일 수업이 기본이며,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기초반·중급반·고급반으로 나뉘어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서 기초반의 경우에는 과외비로 쌀 20~30㎏을 내는 경우가 많고, 중급반과 고급반은 현금으로 중국 돈 200~300위안을 내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외국어 중에서도 영어와 중국어가 가장 인기가 높은데, 무역이나 해외 파견, 외국과 연관된 직종에서 유리하다는 인식이 오래전부터 있기 때문”이라며 “올해 들어서는 러시아어를 배우려는 학생들도 많아진 게 눈에 띈다”고 했다.

이밖에 당국의 관광산업 활성화 정책 역시 외국어 과외 열풍을 부추기는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북한 내 관광지나 주변 상업시설에서 일하는 복무원이나 판매원들도 1~2개의 외국어 능력이 요구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소식통은 “요즘은 어디를 가든 외국어를 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기회 차이가 분명하다”며 “같은 일을 해도 외국어를 하면 손님을 더 많이 상대할 수 있고, 그만큼 수입을 더 챙기거나 인맥을 쌓을 기회가 많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즉, 외국어 과외는 특정 진로를 목표로 한 선택이 아니라 더 많은 기회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외국어 능력에서 뒤떨어지면 출발선에서부터 뒤처진다는 인식이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일단 과외로 기초를 다져 놓고 이후에는 학습기나 과외 교사들이 제작한 학습자료로 공부를 이어가는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다”며 “외국어가 곧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외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사교육에 대한 당국의 단속과 통제도 일상이 되고 있지만, 이를 두고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단속의 주체들부터가 자신의 자녀들을 과외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교육은 점점 더 늘어나고, 심지어 잘 가르친다고 소문난 과외 교사들은 과외를 받겠다는 학생이 줄을 서는 정도니 아예 인원수를 제한해 더 비싼 과외비를 받으며 쏠쏠히 돈벌이하고 있다.

이에 한편에서는 ‘외국어 실력만 있으면 현재 우리나라(북한)에서 가장 손꼽히는 고소득 부업은 과외 교사’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