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주민 감시와 통제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인민반 회의를 정비하며 상호 감시 및 신고 체계를 강조하는 등 주민 생활 전반에 대한 통제망을 촘촘히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31일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각 지역 여맹위원회가 연말총회 성격의 인민반 회의를 잇따라 주최했다.
이번 회의는 한해 동안 지역 내에서 발생한 사건·사고를 정리하고 인민반 포치(지시) 내용이나 상부에서 하달된 정치 학습에 대한 진행 및 집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여맹위원회는 이번 회의를 통해 “사회주의 생활양식과 어긋나는 행위를 예리하게 감시해야 한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적들의 온갖 모략 책동이 주민 생활 속에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주민들이 서로 경계심을 높이고, 비사회주의적 행위에 대해서 즉각 신고하는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언급이 반복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인민반을 중심으로 한 주민 상호 감시와 신고를 일상화·상시화하려는 의도가 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신고 체계를 강화하라는 지시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강조돼 왔지만 연말 인민반사업 총화(평가)를 계기로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신고 대상인 ‘반사회주의적 생활양식’의 사례도 구체적으로 소개됐는데, ▲혼인신고 없이 동거하는 행위 ▲토지나 건물 등을 임대해 개인적으로 돈벌이를 하는 행위 ▲색다른 물건을 소지하거나 유통시키는 행위 ▲국가가 법으로 금지한 외부 정보에 빠져 있는 행위 등이다.
색다른 물건이란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들어온 물건을 뜻하고, 국가가 금지한 외부 정보란 한국 영화, 드라마, 노래 등을 의미한다. 북한 당국은 한국 물건이나 콘텐츠들을 북한 체제를 위협하는 모략 책동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주민들의 신고를 독려하기 위해 당국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제시했다는 점이다.
당국은 반사회주의적 생활양식을 발견하고 신고한 사람에 대해서는 물질적·정치적 표창은 물론이고 주요 관광지나 평양시 답사 또는 견학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문제 상황을 목격하고도 신고하지 않을 경우 군중신고법 제48조에 근거해 3개월 이상의 무보수 노동, 노동교양처벌, 해임 또는 철직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 같은 회의에 참석한 주민들은 상호 감시를 강화하고 신고를 생활화하라는 주문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주민들은 “사람을 옥죄는 이런 조치는 정말 지긋지긋하다”, “한 해를 정리하는 시점에 더욱 서로를 감시하고 신고하라니 새해를 이런 감시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한숨이 나온다”는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소식통은 “인민반장이나 보위부를 통한 감시에도 지쳐 있는데, 일반 주민들끼리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신고하라고 하니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며 감시와 신고에 대한 사람들의 피로감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