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절기 훈련 중에 집에서 휴가를?… 군인들 무단 이탈에 ‘비상’

군복무 ‘특혜 통로’ 된 물자조달 휴가… 당국, 동기훈련 기간 무더기 이탈에 칼 빼들어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국경 일대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 중인 북한 군인과 주민 모습. /사진=데일리NK

지난 1일 북한 군(軍)이 동기훈련을 시작한 가운데, 군복무 중인 병사들이 훈련 기간 버젓이 집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는 보고가 전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2일 “군 복무 중인 군인들이 훈련 기간 고향에 내려와 있다는 신고가 도당에 접수돼 도당이 인민반을 통해 실태 파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도당은 지난 8일부터 각 시·군 안전부에 인민반 세대를 불시에 들이쳐 군복무 중인 자녀가 집에 돌아와 부모와 함께 기거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직접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혜산시 안전부는 분주소(파출소)를 동원해 각 인민반에 대한 숙박 검열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 혜산시에서만 40여 명의 군인들이 훈련 기간 본가에 머무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이들 중 일부는 결핵, 간염, 영양실조 등 병 치료를 명목으로 귀가한 상태였지만 대부분은 군대에서 필요한 식량이나 생필품, 자재 등을 구해오겠다는 명분으로 고향에 내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건강에 이상이 없으면서도 병가를 내거나 10~11월 무렵 물자 조달을 이유로 휴가를 받아 고향에 내려온 뒤 무단으로 복귀하지 않은 인원이 40%가 넘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고향이 혜산시인 한 하전사는 설 명절 부대에서 필요한 물자와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명목으로 50여 일간 휴가를 허락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자신 외에도 많은 부대원들이 같은 이유로 의도적으로 휴가를 받고 귀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물자나 자금 마련을 이유로 휴가를 받은 군인들은 인솔 군관과 함께 고향에 내려왔는데, 인솔 군관들이 이들을 데리러 올 때까지 대기하라는 명령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안전부 조사 결과 이렇게 물자 마련을 이유로 휴가를 받은 군인들은 부모가 권력자이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특권층의 자녀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부모의 권력과 경제력을 이용해 입대할 때부터 편하게 군복무를 할 수 있는 곳에 자대 배치를 받았고, 군 복무 중에도 수시로 휴가를 받아 귀가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렇게 훈련 기간에도 장기 휴가를 받아 귀가한 군인들의 부모는 밀수업자이거나 무역회사 간부, 차량수리업자, 도매업자, 당기관 및 사법기관 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간부나 돈주의 자녀들이 군에서도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이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소식통은 “도당은 이번 일을 동기훈련 기간 군인들이 훈련을 기피한 사건으로 보고 중앙에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중앙이 단속에 나설 경우 시범뀀으로 강한 처벌을 받을 수 있어 휴가를 나온 군인들과 가족들이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