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비공식 상업시설, ‘국가 상업망’에 편입?…현장선 불만·혼란

공장·기업소 부속건물 임차해 사업하던 개인들, 공식 상업망 귀속시키라는 지시에 우려…분위기 얼어붙어

북한 청량음료 매대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이 국가 건물을 임차해 운영하던 개인의 영업시설을 모두 국가 상업망으로 편입시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의 영업시설 운영이 사실상 ‘사기업화’ 단계로 확대됐다고 보고 이를 국가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면적 조치로 풀이된다.

11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도·시·군 인민위원회 상업 부문에 개인이 공장·기업소에 딸린 부속건물을 빌려서 운영하던 시설들을 전부 조사·장악하고, 상업 부문에 속한 공식 상업망으로 편입시키라는 당적 지시가 내려졌다.

이 작업을 올해 안으로 모두 끝내라는 구체적인 완료 시점까지 못 박힌 상태다.

이번 지시가 내려진 배경에 대해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최근 몇 년간 개인이 공장·기업소 부속건물을 빌려 각종 상업시설을 운영하는 현상이 빠르게 확산하자, 이것이 시장화를 가속하고 상업시설에 대한 국가의 통제력을 약화시킨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국가의 상업관리 체계를 바로 세우고, 각각의 상업시설에서 발생하는 수익 역시 국가 재정으로 거둬들이려는 의도에서 개인의 상업시설을 정식 국가 상업망으로 끌어들이려는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지시가 내려졌다는 소식에 비공식 상업시설을 운영하던 개인들 속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함흥시의 한 공장 건물을 빌려서 인조고기(콩고기) 생산 및 판매점을 운영하던 주민은은 “장사 기반이 조금만 커지면 국가는 반드시 빼앗는다”며 “이번에는 (인조고기 유통) 시장 자체를 아예 억누르려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는 전언이다.

이런 개인들은 그동안 매달 월 수익의 15~30%를 건물을 임대한 공장·기업소 측에 바치고, 남은 수익으로 영업을 계속 이어왔다고 한다. 그러나 국가의 정식 상업망으로 편입되면 수익 구조가 기존과는 정반대로 될 가능성이 농후해 영업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함흥시의 공장·기업소 부속건물을 빌려 식당을 운영하는 또 다른 주민은 “그동안은 다양한 재료를 직접 들여와 여러 가지 음식을 내놔 인기를 끌어왔지만, 시 인민위원회의 관리를 받게 되면 종전과 같은 수준으로 봉사(서비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의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소식통은 “사진관이나 청량음료점 같은 경우 개인이 장비나 설비를 직접 구입해 들여와서 운영해 왔는데, 상업망 편입 대상에 포함되면서 이런 장비나 설비까지 국가 귀속 대상에 드는 것인지를 둘러싸고 개인들 속에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개인이 투자한 자산까지 국가가 가져갈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논란이 거세다”며 “이번 조치로 개인 비공식 상업시설들의 분위기가 얼어붙고 있다는 것만은 확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