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토로했다가 하룻밤 사이 사라져…北 교화소에서는 지금

생존 위한 내부 밀고 지속…소식통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수감자 물어뜯는 왜곡된 질서 자리 잡아”

북한 수감시설 일러스트. /일러스트=DALL.E(AI 이미지 제작 프로그램)

북한 교화소의 내부 환경과 여건이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감자들이 이에 불만을 내비치면 하룻밤 사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3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두 달 사이 형기를 마치고 함흥교화소와 개천교화소 등에서 출소한 회령시 주민들을 통해 교화소 내부 동향이 은밀하게 전해지고 있다”며 “이들에 따르면 교화소 내에서는 사소한 말실수도 목숨과 직결되는데, 실제로 한밤중에 끌려가 다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이 전한 교화소 출소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올해 들어 교화소 내부의 생활 여건이 악화하는 동시에 감시 및 통제 체계가 강화되면서 수감자들의 불만이 한층 커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수감자들이 무심코 흘린 혼잣말이나 푸념은 곧 정치적 불순으로 간주돼 즉각적인 처벌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교화소 수감자들은 극심한 피로와 결핍 상태에서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목숨이 붙어있는 게 고달프다’, ‘짐승처럼 일하는데 먹을 건 고작 이것 뿐이다’라는 등의 말을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다고 한다. 이러한 말들은 극한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넋두리일 뿐이지만, 이것이 정보원 수감자들에 의해 낱낱이 보고돼 발언자들이 곧 즉각 처벌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교화소 간부들은 수감자 개개인의 노골적인 불만이 집단 반발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소한 발언까지 미리 틀어막는 강력한 통제로 불씨를 없애려 한다”며 “그래서 교화소 간부들은 수감자들 속에 정보원을 심어 놓는데, 이런 정보원들의 밀고로 한밤중에 끌려가 다시 나타나지 않는 수감자들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원 수감자들의 밀고 행위는 교화소 내 생존 문제와도 직결돼 있다. 담배 등 기호품은 물론 비누, 휴지, 생리대 같은 기본적인 생활·위생용품도 마련하기 힘든 게 수감자들의 현실인데, 교화소 간부들은 수감자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이나 간식을 대가성으로 제공하며 밀고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갈수록 열악해지는 교화소 환경에서 수감자들 사이에는 ‘살려면 밀고라도 해야 한다’는 심리가 퍼져 있고, 심지어는 먼저 일러바쳐야 담배나 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앞다퉈 밀고에 나서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런 결과로 교화소 내에는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수감자를 물어뜯는 왜곡된 질서가 자리 잡았다”면서 “죄지은 사람을 교화해 사회에 복귀시키겠다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게 교화소지만 내부에는 생존 투쟁과 상호 감시가 뒤엉켜 점점 더 사람을 비인간적으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죽하면 ‘교화소에서는 살아남으려면 짐승처럼 변할 수밖에 없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겠느냐”며 “이런 비극이 세상 어디에 또 있는지 모르겠다”고 착잡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