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범죄 급증에 ‘소탕조’ 재가동…주민들은 되레 비판적?

굶주린 청소년들 거리로 나와 절도에 매춘까지…"요새는 부모도 있고 집도 있는 아이들이 비행 저질러"

양강도 혜산시의 한 거리에서 포착된 꽃제비들. /사진=데일리NK

최근 황해북도에서 청소년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년들의 범죄가 부랑 청소년들의 소행이라고 판단한 당국은 ‘꽃제비 소탕조’를 재가동했다는 전언이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도당위원회는 최근 10~16세 청소년들의 범죄가 급증하는 것과 관련해 지난 10일 긴급 당 집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꽃제비 및 청소년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소탕조를 출동시켰다”고 전했다.

도당은 소탕조에 9차 당대회 이전까지 꽃제비 및 청소년 범죄를 완전히 소탕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안전부와 교육부가 합동해 청소년 비행 집중단속에 나서고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황해북도 농촌과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10대 청소년들의 생계형 절도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 어려운 가정 형편을 이유로 학교에 나가지 않고 시장 주변을 서성이며 노인이나 상인들을 대상으로 절도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리원시, 봉산군, 연탄군 일대에서는 청소년들이 사람이 붐비는 시장, 버스 정류장 등에서 노인이나 여성을 밀치고 그들이 소지하고 있던 짐이나 물건을 훔쳐서 달아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최근 사리원시에서는 10대 청소년 3명이 60대 노인을 밀쳐 넘어뜨린 뒤 주머니에서 돈을 털어내고, 신발까지 몽땅 벗겨서 가지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해 주민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뿐만 아니라 사리원시에서는 10대 여성 청소년들이 집안의 생계를 위해 외지 상인들을 따라다니며 ‘잡일’을 도와주는 척하면서 매춘을 시도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어 주민들 속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청소년들의 상당수는 부모가 있는 아이들로, 학교에 가는 것처럼 집을 나와서는 다른 길로 새서 이런 범죄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부모 없는 꽃제비들이 거리를 떠돌며 이런 짓을 했다면 지금은 부모도 있고 집도 있는 아이들이 어려운 가정 환경에 몰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이런 비행을 저지른다”며 “일부 아이들은 도둑질한 물건을 부모에게 주며 ‘이것을 팔아 쌀을 사달라’고 하는데, 부모들은 차마 다그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지경”이라고 했다.

이렇게 문제를 저지르다 걸리는 청소년들은 부모와 함께 안전부에 불려 다니고 있으며, 어떤 부모는 자식 문제로 속한 조직에서 비판 무대에 서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례로 최근 연탄군에서는 한 초급중학교(중학교) 15세 남학생이 시장에서 물건을 훔치다 적발되는 일이 있었는데, 이후 그의 어머니가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에서 공개비판을 받았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당의 지시로 소탕조가 재가동됐으나 주민들은 오히려 이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아이들이 먹을 게 없어 굶주리는데 학교에서는 공부보다 농장 동원이나 돈벌이 과제만 강조하니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것 아니겠냐고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금 사람들 속에서는 ‘아이들이 구렁텅이에 빠지고 있는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우리 모두 춥고 배고프니 먹고 살길을 열어줘야 한다’, ‘계속 이렇게 단속만 하면 다음 세대가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라는 말도 나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