땔감 절실한데 올해 유독 강하게 단속…산림감독원들과 갈등

봄에 심은 나무 지켜 자리 보전해야 하는 산림감독원 vs 당장 겨울나기 준비해야 하는 주민들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에서 바라 본 북한 평안북도 의주군 지역의 야산. /사진=데일리NK

겨울을 앞두고 땔감 확보가 절실한 북한 농촌 주민들과 무단 벌목을 단속해야 하는 산림감독원들 간에 잦은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산림감독원들은 올해 특히나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어, 겨울나기가 시급한 농촌 주민들 속에서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은 11일 “옹진군 선풍리 일대 농촌에서 땔감 확보가 주민들과 나무 한 그루라도 지켜야 하는 산림감독원들 간에 싸움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며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산림을 해칠 수밖에 없고, 산림감독원들은 그런 주민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자리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 계획으로 전국가적인 ‘산림복구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벌거숭이산(민둥산)을 ‘황금산’, ‘보물산’으로 만들자는 목표로 추진된 이 사업은 생태환경 보호, 자연재해 예방 등 여러 측면에서 중요성을 띠는 국가사업으로, 북한은 이에 ‘전투’라는 용어까지 붙여가며 전 주민을 총동원했다.

그러나 지난해 사업 총화에서는 산림복구에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이 집중적으로 지적됐다고 한다. 특히 이 과정에 산림보호 및 관리 의무를 진 현장의 산림감독원들이 추궁을 받으면서 여태껏 자리 보전에 대한 압박에 시달려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요즘은 산림감독원들이 제일 죽을 맛”이라며 “산림복구는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제시하신 사업이라 까딱 중앙일꾼 눈에 걸려 산림 감독을 제대로 못 했다고 비판 한 마디 당하면 아예 철직, 추방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에서 겨울을 앞둔 지금 시기는 산림감독원들이 가장 긴장하는 때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특히 북한 농촌 지역은 주민 대부분이 나무를 겨울용 연료로 쓰다 보니, 땔감 확보를 위해 산으로 밀려들어 무분별하게 나무를 베어 가는 주민들 때문에 그야말로 비상이 걸린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매년 봄에 심은 나무들이 80㎝ 정도로 자랐다가 이 시기만 되면 사라지는 것이 당연한 모습”이라며 “주민들이 어김없이 겨울 준비로 싹 베어내다 보니 아무리 봄에 나무를 심어도 도루묵이 된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라고 전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산림감독원들은 매년 이맘때면 단속을 강화하는데, 올해는 아예 주민들이 산에 오르지도 못하게 할 정도로 예년보다 단속의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어떤 산림감독원은 리(里)당위원회와 협의해 합동으로 규찰대까지 꾸려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겨울을 나기 위해 산에서 나무를 해야 하는 주민들은 불평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 주민들은 “땔감은 보장해 주지도 않으면서 단속만 해댄다”, “당장 땔감이 급한데 봄에 심은 나무 건드리는 걸 막겠다고 아예 오르지 못하게 하는 게 맞느냐”며 산림감독원들에게 맞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산림감독원들 입장에서는 봄철에 심은 나무 하나라도 상하면 큰일이 나고 주민들 입장에서는 그러잖아도 땔감이 부족한데 산에도 못 오르게 하니 서로 신경이 예민해져 싸움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이 같은 갈등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 겨울철 연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한 이런 문제는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소식통은 “주민들의 땔감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 없는 이상 이런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